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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지 않는 정치인의 꿈, 우리에겐 ‘악몽’될 수도” 얀 마텔 작가의 고언

“책 읽지 않는 정치인의 꿈, 우리에겐 ‘악몽’될 수도” 얀 마텔 작가의 고언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3-06-13 16:04
업데이트 2023-06-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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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수상작 ‘파이 이야기’를 쓴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이 13일 서울 중구 주한 캐나다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커상 수상작 ‘파이 이야기’를 쓴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이 13일 서울 중구 주한 캐나다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총리 등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으면 이들이 꾸는 꿈은 우리에겐 최악의 악몽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문학 작품은 타인의 인생을 공감할 수 있게 하고, 가치 있는 꿈을 꾸게 하죠.”

‘파이 이야기’로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영국 부커상을 거머쥐고 전 세계 50개국 출판, 1200만부 판매라는 대중적 성취도 이룬 캐나다 작가 얀 마텔(60)이 문학과 벽을 쌓은 정치인들에게 전하는 고언이다.

한·캐나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처음 방한한 작가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캐나다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구에선 20대 중반부터 문학을 읽지 않는 중년 백인 남성이 모든 걸 지배하는데 문학을 읽지 않으면 이들은 대체 어디서 꿈을 얻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가장 손쉽게 현명해질 수 있는 방법은 책 읽기”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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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 작가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문학 작품 읽기를 권하는 편지를 실어 화제가 된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책 표지.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에게 2007년 4월부터 2011년 2월까지 문학 읽기를 권하며 격주로 보낸 101통의 편지를 묶은 책이다.
얀 마텔 작가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문학 작품 읽기를 권하는 편지를 실어 화제가 된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책 표지.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에게 2007년 4월부터 2011년 2월까지 문학 읽기를 권하며 격주로 보낸 101통의 편지를 묶은 책이다.


작가가 지난 2007년~2011년 4년간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에게 문학 읽기를 권하며 보낸 편지들을 묶은 ‘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에서 설파한 ‘권력자 책 읽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10년 전 이 책이 국내에서도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란 제목으로 펴나오며 작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현재의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광적인 정치적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신이 진정 무얼 하길 바라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냉철하게 판단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독서가 필요하다”고 편지를 써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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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작가정신이 얀 마텔 작가의 첫 방한과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그의 첫 등단작인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과 부커상 수상작 ‘파이 이야기’를 묶은 특별 합본판을 출간했다. 작가정신 제공
출판사 작가정신이 얀 마텔 작가의 첫 방한과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그의 첫 등단작인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과 부커상 수상작 ‘파이 이야기’를 묶은 특별 합본판을 출간했다.
작가정신 제공


올해로 등단 30년을 맞는 작가는 2013년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인 ‘파이 이야기’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인도 소년 파이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227일간 태평양에서 표류한다는 이 기이하면서도 철학적, 종교적 통찰로 가득찬 성장소설은 그에게 작가 인생의 정점을 안겨줬다. 작가는 “충분히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이젠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풍부하게 살을 덧댈 수 있는 좋은 이야깃거리를 발견하면 여전히 들뜨고 그것이 계속 쓰게 하는 동력이 된다”는 말로 천상 작가임을 스스로 내보였다.

신작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내년 봄 영미권에서는 새 장편 ‘선 오브 노바디’가 출간된다. 트로이전쟁과 현대를 배경으로 고대 파피루스를 연구하는 한 젊은 학자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캐내며 두 세계가 합쳐진다는 줄거리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그는 “현대에 사는 우리도 탐욕, 오해 등으로 트로이전쟁을 끊임없이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왕, 귀족들만 발언권을 가졌듯 오늘날에도 돈 있는 이들만 발언권을 갖고 있다는 게 비슷하다”고 신작의 착안점을 소개했다.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소설의 초안을 써놓은 상태다.

작가는 14~18일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개막 연설, 대담, 강연, 사인회 등 다양한 행사로 한국 독자들과 교감한다.
정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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