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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구원 메신저, 윤이상만의 ‘심청’ 22년 만에 날갯짓

화합·구원 메신저, 윤이상만의 ‘심청’ 22년 만에 날갯짓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11-14 19:58
업데이트 2022-11-15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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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일 대구오페라축제 폐막작으로 화려한 복귀

1972년 獨 뮌헨올림픽서 초연
2000년 이후 다시 명맥 이어가

정갑균 감독 “오페라 브랜드화”
유럽 무대서 줄줄이 공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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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5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된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의 한 장면. 심청이 연꽃에서 부활하는 모습이다. 당시 ‘심청’은 한국어로 번역해 공연했지만, 이번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은 오리지널 윤이상의 음악을 표현해 보자는 취지에서 독일어로 공연하고, 한글·영문 자막을 모니터에 띄운다. 예술의전당 제공
1999년 5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된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의 한 장면. 심청이 연꽃에서 부활하는 모습이다. 당시 ‘심청’은 한국어로 번역해 공연했지만, 이번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은 오리지널 윤이상의 음악을 표현해 보자는 취지에서 독일어로 공연하고, 한글·영문 자막을 모니터에 띄운다.
예술의전당 제공
심봉사는 학식은 높지만 자기중심적이다. 마음의 눈까지 멀었던 그는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면서 진정한 눈을 뜬다. 심청의 ‘효심’을 중심으로 했던 설화와는 달리 온 나라의 병들고 소외된 자들이 구원받는 마지막 장면으로 공동체를 강조하는 등 약간의 각색을 더했다. 눈먼 이가 빛을 보고, 병자와 소외된 자가 구원받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종교 지도자의 구원을 읽는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오페라 ‘심청’이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으로 오는 18~19일 22년 만에 다시 국내 무대에 오른다. 독일 정부가 인류의 화합을 주제로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윤이상에게 위촉해 탄생한 작품이다. 초연 당시 “심오한 음향과 정밀한 설계로 동양의 신비한 정신세계를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선 윤이상이 ‘동백림(동베를린) 간첩 사건’에 휘말려 1999년에야 초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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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균 예술감독
정갑균 예술감독
2000년 이후 끊겼던 작품은 정갑균 예술감독이 지난해 대구오페라하우스에 부임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정 감독은 지난 10일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을 다시 한번 세상에 내놓아 전 세계에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다”면서 “대구오페라축제의 정체성을 체계적으로 확립하는 동시에 우리 오페라의 브랜드화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윤이상의 작품이어서 외국 극장 관계자들도 쉽게 마음을 열었다. 2024년 불가리아 소피아국립극장, 헝가리 에르켈국립극장, 이탈리아 볼로냐시립극장에서 공연하고, 2026년에는 독일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고전을 현대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정 감독은 소박하면서 현대적인 무대 연출을 통해 천상의 세계, 지상의 세계, 물속의 세계로 대표되는 공간을 신비롭고 환상적으로 만들었다. 다면적 공간 활용과 특수 영상으로 시간의 흐름과 공간 이동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특히 인당수에 빠진 심청의 부활을 연꽃으로 표현한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1999년 국내 초연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최승한 지휘자가 이번에도 지휘한다. 그는 “윤이상 선생은 작품에 한국적인 정신을 넣으려 무척 애를 쓰셨다”면서 “‘심청’은 우리나라의 정신을 서양악기로 표현한 작품”이라 설명했다.

성악가들에게 음악적으로 높은 역량과 도전 정신을 요구하는 작품인 만큼 소프라노 윤정난, 바리톤 제상철, 메조소프라노 최승현, 소프라노 강수연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설 계획이다.
류재민 기자
2022-11-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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