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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길고양이 살리기 위해…“‘포르쉐’ 뜯었습니다”[세상훈훈]

아기 길고양이 살리기 위해…“‘포르쉐’ 뜯었습니다”[세상훈훈]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04-02 18:11
업데이트 2022-04-0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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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된 포르쉐 차량에 숨은 길고양이를 빼내기 위해 차를 살펴보는 119 구급대원들. 사진작가 박재현씨 제공
정차된 포르쉐 차량에 숨은 길고양이를 빼내기 위해 차를 살펴보는 119 구급대원들. 사진작가 박재현씨 제공
“요즘 길고양이 학대다 뭐다 안 좋은 일들만 가득해서 희생했습니다”

차량 내부에 들어간 새끼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포르쉐’를 뜯은 차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2일 온라인상에서 화제된 내용에 따르면, 최근 한 고양이 커뮤니티에는 “길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포르쉐를 뜯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서울 신촌에서 새끼 길고양이와 마주쳤던 한 포르쉐 차주 A씨가 당시를 회상하며 작성한 글이었다.

A씨는 신촌의 대로변을 지나던 중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차도 끝에서 인도로 올라가지 못하고 겁을 먹은 채 이리저리 오가는 것을 목격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고양이를 도와주려는 순간, 고양이가 차의 휠쪽으로 들어가 숨어버렸다. 꺼내주려고 손을 뻗자 나오기는 커녕 오히려 하부 틈새로 더 깊숙히 몸을 숨기고 말았다.

손이 닿기는 했으나 꺼낼 수 있을 만큼은 아니었고, 새끼 고양이는 몸에 잔뜩 힘을 주고 절대 나오지 않으려 버틸 뿐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차량을 움질일 수도 없던 차주는 119에 신고한 뒤, 견인차를 불러 카센터로 이동했다.
정차된 포르쉐 차량에 숨은 길고양이를 빼내기 위해 차를 살펴보는 119 구급대원들. 사진작가 박재현씨 제공
정차된 포르쉐 차량에 숨은 길고양이를 빼내기 위해 차를 살펴보는 119 구급대원들. 사진작가 박재현씨 제공
상황을 살핀 카센터 사장은 “다른 차들은 모르겠는데 사장님 차는 뜯으면 비싸다. 무조건 몇 백만원 나온다”라고 조심스레 견적을 밝혔다.

포르쉐 차주는 몇 백만원의 수리비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새끼 고양이를 위해 멀쩡한 차를 뜯기로 결정했다. 다행히도 하부 커버를 찢는 것으로 고양이를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동물병원에 데려가 건강검진을 받게 하고 영양제와 예방접종 등의 절차를 거친 A씨는 ‘이것도 인연일 수 있다’는 생각에 입양을 고려했다.

하지만 수의사는 “길고양이치고는 건강 상태가 아주 양호했다”며 “어미의 보호를 충분히 받고 있고 주변에 천적이 없는 상태인데 데려가 키운다면 그것이 과연 구조인지 잘 생각해보시라”고 조언했고, A씨는 고양이를 위해 다시 방사하는 것으로 인연을 매듭지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너무 멋지다”, “인간 명품이다”, “이런 훈훈한 소식만 있었으면”등 A씨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차 속에 숨어있는 아기 길고양이. 사진작가 박재현씨 제공
차 속에 숨어있는 아기 길고양이. 사진작가 박재현씨 제공
차주는 119에 신고한 뒤, 견인차를 불러 카센터로 이동했다. 사진작가 박재현씨 제공
차주는 119에 신고한 뒤, 견인차를 불러 카센터로 이동했다. 사진작가 박재현씨 제공
지난해 119 동물구조 8만여건…“동물보호 정책에 적극 동참”
지난해 동물 구조를 위해 119 현장 출동 건수는 8만2822건에 달한다. 개가 전체의 52.6%(4만3580건)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1만1667건), 뱀(1만702건), 고라니(4749건) 등의 순이었다.

최근 소방청은 119대원의 안전사고 예방과 효율적인 동물 구조활동을 위한 ‘위해동물 포획 현장활동 매뉴얼’을 제작·배포하기도 했다.

김용수 소방청 구조과장은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구조 요청 신고도 급증하는 추세”라며 “국민 안전과 함께 동물의 생명도 지킬 수 있는 구조활동으로 동물보호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 김채현의 ‘세상훈훈’ : 참 어렵고 힘든 세상입니다. 팍팍한 세상 감동을 줄 수 있는 감동사연을 전하겠습니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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