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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의 로망 카라코람을 걷다

트레킹의 로망 카라코람을 걷다

입력 2010-05-08 00:00
업데이트 2010-05-0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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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진우석 지음 대원사 펴냄

여행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제목만으로는 책의 함량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지나치게 자신의 감상 위주로 흐르거나, 혹은 여행지 정보 소개에만 그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여행서의 덕목 중 하나는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를 정확한 현지 정보와 함께 제시하는 데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여행의 경우 특히나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 제목이 참 단순하다. 그저 ‘파키스탄’(진우석 지음, 대원사 펴냄)이다. ‘카라코람 하이웨이 걷기 여행’이란 부제가 없었다면 어떤 종류의 책인지조차 모를 지경이다. 제목으로 ‘승부’를 거는 책들이 범람하는 와중이다. 순진한 걸까, 아니면 무모한 걸까.

그러나 한두 장 들춰 보면 참 ‘착한’ 내용에 놀란다. 현지에 대한 치열한 ‘예습’이 없었다면 결코 담겨질 수 없는 내용들이다. 저자는 파키스탄 북부, 특히 카라코람 하이웨이(KKH)를 따라 길기트와 훈자, 쿤제랍 고개, 스카르두, 칼라시 계곡 등 트레킹 여행자의 ‘로망’과도 같은 곳들을 샅샅이 훑었다. 그것도 무려 3개월 동안.

따라서 최소한 그 구간만큼은 지리적으로나 인문학적으로나 저자에 의해 완전히 ‘무장 해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유려한 필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 현지 사진이다. 저자가 서문에 밝혔듯 “내 생애 가장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모험의 시기”를 보낸 곳이 ‘파키스탄’ 아니던가. 아마추어 범주를 훌쩍 뛰어넘은 사진들을 보자면 대리 만족보다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열망이 솟구친다. 제목을 단순하게 가져간 것도 필경 ‘파키스탄’이란 단어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웅변일 터다.

현지 정보 또한 여간 꼼꼼히 챙긴 게 아니다. 서울신문에 ‘걷기 좋은 산길’이란 고정 칼럼을 쓰면서 보여줬던 ‘친절한 우석씨’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곳에 가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부채질하는 여행서는 흔하지 않다. 그에 견줘 ‘파키스탄’은 읽는 내내, 그리고 내려놓고서도 줄곧 발바닥을 들쑤시는, 그런 책이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0-05-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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