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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색깔 프라하 이야기

16색깔 프라하 이야기

입력 2011-03-26 00:00
업데이트 2011-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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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작가들이 사랑한 도시】얀 네루다 외 지음 행복한책읽기 펴냄

“프란츠 카프카, 야로슬라프 하셰크와 함께 프라하의 불가사의한 밤거리를 걷는다. 레스토랑에서 카렐 차페크 곁에 앉아 사사로운 이야기를 엿듣고, 거품이 넘치는 맥주집에서 요세프 슈크보레츠키와 함께 재즈를 듣는다. 구스타프 마이링크와 황금소로의 연금술사를 만나고, 헌 지푸라기 때문에 골치를 앓는 얀 네루다를 돕는다.”

체코 프라하는 세계의 관광객들을 자석처럼 끄는 도시 가운데 하나다. 한국인들에게도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나 프라하 구(舊)시가광장을 무대로 찍은 광고 등을 통해 낯익은 도시다.

‘프라하-작가들이 사랑한 도시’(행복한책읽기 펴냄)는 체코문학의 대표 작가들이 프라하를 무대로 쓴 작품 16편을 담은 책이다.

19세기 후반 체코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 손꼽히는 알로이스 이라세크는 관광명소로 유명한 오를로이 천문시계에 얽힌 전설을 다룬 ‘구시가지 시계의 전설’이란 작품을 썼다. 물론 이 전설은 사실이 아니다. 시간에 맞춰 시계의 문이 열리고 12사도가 등장하면 관광객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이 오를로이 천문시계는 1572년에 얀 타보르시크란 유명한 시계공이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구시가지 시계의 전설’은 프라하의 시계가 지구에 단 하나뿐인 천문시계라는 점에 착안한 문학 작품이다. 소설에서 천문시계를 발명한 장인 하누슈는 하루 아침에 프라하의 스타로 떠오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 권력자들의 가슴에는 천문시계를 독점하고 싶다는 욕망이 싹튼다. 이 욕망은 하누슈가 다른 도시에서 더 나은 천문시계를 만들지도 모른다는 망상으로 발전한다.

시장과 참모들은 숙의 끝에 깊은 밤 장인의 작업실에 자객을 보낸다. 다음날 조수들은 두 눈이 뽑힌 채 벽난로 앞에서 신음하는 하누슈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천문시계는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명물시계란 지위를 영원히 지키게 되었다는 것이 ‘구시가지 시계의 전설’에 담긴 이야기다.

프란츠 카프카, 얀 네루다, ‘로봇’이란 단어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카렐 차페크 등의 작품도 프라하의 특별한 매력을 알린다.

‘프라하-작가들이’는 잡지 편집장이자 소설가 출신으로 한국과 체코의 문화 교류에 앞장서는 야로슬라브 올샤 주한 체코대사가 발 벗고 나선 덕분에 출간됐다. 책에 등장하는 체코의 국민작가 얀 네루다에 각별한 애정을 품은 고은 시인은 31일 서울 서교동 체코정보문화원에서 열리는 출판 기념회에서 프라하에 얽힌 인연을 소개할 예정이다. 고은 시인은 다음 달 프라하에서 열리는 ‘프라하 작가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5월에는 체코에서 시집을 출간한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1-03-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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