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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마음에 안 든다고?… 먼저 네 마음을 들여다봐

옷이 마음에 안 든다고?… 먼저 네 마음을 들여다봐

입력 2013-01-12 00:00
업데이트 201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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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장 심리학】 제니퍼 바움가르트너 지음/명진출판사 펴냄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온 얘기. 남녀가 각각 옷장 안을 들여다본다. 여자는 옷장 안에 가득한 옷들을 뒤적거리면서 “마음에 안 든다. 유행이 지났다. 입을 옷이 없다”고 불평한다. 남자는 비슷한 옷 두어 벌뿐인 옷장 안에서 하나를 집어들고 말하길 “오~, 이거면 올겨울 나겠는데” 방청객들이 자지러진다. 개그 코너의 사회자는 묻는다. “이거 왜 이러는 걸까요?”

‘옷장 심리학’(제니퍼 바움가르트너 지음, 이현정 옮김, 명진출판사 펴냄)에 답이 있다. ‘옷장 심리학자’로 불리는 임상 심리학자 바움가르트너 박사는 “옷은 우리의 의식, 불만, 바람이 담긴 제2의 자아”라고 말한다. “피부에 닿는 옷은 삶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정확히 보여준다”는 저자는 “옷장 문을 열어 내면을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커다란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삶이 불만족스러울 때 물건을 사 소망하는 삶의 허상을 만들어낸다. 쇼핑을 통해 두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시켜 불만족,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해소한다. 이 만족감은, 현재 필요하지 않은 것을 내게 꼭 있어야 하는 것으로 둔갑하도록 자극해 점점 끝없는 쇼핑으로 빠져들게 한다. 쇼핑 중독이다.

저자는 “불안의 원인도 모른 채 일시적인 해결책으로 구매하면 악순환은 계속될 뿐”이라면서 중독의 고리를 끊을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지갑 없이 상품을 둘러보면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거나 “원하는 옷 사진을 거울에 붙여” 놓고, 또는 “인터넷으로 상품을 많이 구경”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식이다. 자꾸 인터넷 쇼핑을 하면 아예 회원 탈퇴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간을 들여 개인정보를 다시 적어넣는 과정에서 진짜 필요한 물건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읽어 보면 실천하기 어렵지 않은 제안들이지만 평소에 쉽게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쇼핑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옷을 버리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저장 강박증, 검정이나 갈색 같은 단조로운 옷만 입는 패션 우울증, 너무 크게 또는 지나치게 작게 입는 외모혐오증, 나이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연령망각증, 로고에서 자신감을 찾는 브랜드 집착증 등 9가지 심리적 증상을 골라 실제 사례와 조언을 꼼꼼하게 덧댔다. ‘옷장’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로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의 심리를 어렵지 않게 들여다볼 수 있다. 1만 4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2013-01-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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