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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생존, 수수께끼에 달렸다!

인류의 생존, 수수께끼에 달렸다!

입력 2013-06-29 00:00
업데이트 2013-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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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댄 브라운 지음/안종설 옮김/ 문학수첩/전 2권/각 권 1만 3000원

하버드 대학의 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병원에서 깨어난다. 마지막으로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는 사실이 생각날 뿐 며칠간의 기억은 지워진 상태다. 담당 의사에게 자초지종을 들으려는 찰나 검은 가죽옷을 입은 여성이 나타나 의사를 살해한다. 미모의 젊은 영국인 의사 시에나 브룩스의 도움으로 간신히 병원을 탈출한 랭던은 자신의 외투에 숨겨진 최첨단 실린더를 발견한다. 실린더 안에 감춰진 것은 단테의 ‘신곡’에 나타난 지옥을 묘사했다고 알려진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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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는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이 ‘로스트 심벌’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로스트 심벌’에서 미국 워싱턴을 배경으로 비밀 결사조직 프리메이슨의 이야기를 다뤘던 그는 ‘인페르노’에서 무대를 다시 유럽으로 돌려 놓는다. 암호와 상징, 기호를 바탕으로 작품을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단테와 보티첼리 등 여러 예술품을 주요한 소재로 차용하는 점은 그대로다.

이번 작품이 다루는 것은 인구 문제다. 비밀 단체 ‘컨소시엄’의 암살자와 정부가 보낸 군인들에게 쫓기던 랭던은 자신이 대규모의 생물학적 테러에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베일에 싸인 유전 공학자 버트란드 조브리스트는 세계 인구가 과잉이라며 생존을 위해서는 ‘지구를 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신이 어떤 단추를 누르면 인류의 절반이 죽지만 지금 당장 누르지 않으면 100년 후에는 모두가 죽는다’는 것이다.

인류를 인페르노, 즉 지옥으로 몰아넣으려는 조브리스트의 계획을 막는 것이 랭던의 임무다.

전작들처럼 ‘인페르노’ 역시 빠른 전개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구조를 선보인다. 작가가 6개월에 걸쳐 조사했다는 단테와 피렌체, 베네치아 등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사실들을 읽는 재미도 있다. 다만 극적 반전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설정을 욱여넣은 것은 약점이다.

작품은 출판되자마자 미국과 영국에서 20만부 이상씩 팔리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암호와 상징의 소설가답게 단테가 지옥을 원으로 묘사한 것에 착안해 원주율(3.1415)을 변형한 ‘2013년 5월 14일’을 출판 날짜로 정했다. 해외에서의 평은 다소 엇갈린다. 뉴욕타임스는 “트릭으로 가득 찬 소설”이라는 호의적인 평을 내놓았지만 옵서버는 “댄 브라운은 단순히 못난(bad) 게 아니라 미친(mad) 것 같다. 인페르노는 난잡한 속임수가 뒤섞인 끔찍한 소설”이라는 악평을 쏟아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2013-06-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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