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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낙원’ 에덴 찾아 북극부터 중국 사막까지

‘태초의 낙원’ 에덴 찾아 북극부터 중국 사막까지

입력 2013-09-28 00:00
업데이트 2013-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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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추적자들] 브룩 윌렌스키 랜포드 지음/김소정 옮김/푸른지식/416쪽/2만 2000원

에덴이 실재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신화의 시대에서 과학의 시대로 넘어온 20세기에도 이 같은 믿음은 줄어들지 않았다. 외려 급속도로 발전한 과학의 힘을 빌려 에덴을 찾으려는 시도가 더욱 구체화됐다.

‘에덴 추적자들’은 이처럼 이상향 정도로만 생각했던 에덴을 실존했던 공간이라 믿는 사람들의 탐험기를 그리고 있다. 허황된 주제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추적자들을 다루는 방식 자체는 대단히 정교하고 치밀하다.

에덴을 찾을 단서는 딱 하나였다. 성서 구약성경은 창세기 2장 10~14절을 통해 “에덴에서 강 하나가 흘러나와 그 동산을 적신 다음 네 줄기로 갈라졌다. 첫째 강줄기의 이름은 비손이라 하는데, 은과 금이 나는 하윌라 땅을 돌아 흐르고 있었다./중략/둘째 강줄기는 기혼이라 하는데, 구스 온 땅을 돌아 흐르고 있었다. 셋째 강줄기의 이름은 티그리스라 하는데, 아시리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고, 넷째 강줄기의 이름은 유프라테스라고 했다”며 에덴의 위치를 간결하게 알려 주고 있다.

여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의 위치는 누구나 안다. 한데 비손과 기혼 강의 위치가 문제였다. 세계 어느 곳에도 이런 이름의 강은 없었다. 이때 구세주 같은 이가 등장한다. 1세기 때 로마 역사가 요세푸스다. 그는 “창세기에 나오는 강은 세상에서 가장 큰 네 강”이라며 오래전 성서 시대의 강 이름에 집착하지 말라는 주장을 편다. 이 덕에 에덴이 꼭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이 흐르는 중동에 있으란 법은 없다는 식의 해석이 가능해졌다.

책엔 모두 14명의 추적자들이 등장한다. 감리교 목사이자 미국 보스턴대 교수였던 워런은 북극 에덴설을 내세웠고, 영국 옥스퍼드대 고고학 교수였던 세이스는 메소포타미아 남부에서 에덴을 찾아내 일약 ‘권위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두 개의 에덴설로 주목받은 이, 미주리 주에 에덴을 직접 세운 종교 단체도 나왔다. 한 중국인 혁명가는 동서양 결합의 상징으로 중국 내 사막 한가운데서 에덴을 찾기도 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13-09-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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