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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日지도자 9명 통해 본 열도의 미래

전후 日지도자 9명 통해 본 열도의 미래

입력 2013-09-28 00:00
업데이트 2013-09-2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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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부활의 리더십] 손열 외 지음/동아시아연구원/332쪽/1만 6000원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후 1970년대 후반까지의 번영기와 그 이후 ‘성공의 역설’에 빠져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정체기 또는 모색기로 대별된다. 일본 전문가 9명이 공동집필한 ‘일본 부활의 리더십’은 성격이 다른 두 시기에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변환적 리더십을 발휘한 지도자 9명을 해부, 일본의 미래를 전망하려 한다.

전후 건축단계의 지도자는 요시다 시게루(吉田茂)다. 1945~1947년, 1948~1954년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한 그는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함으로써 안보를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 위주의 경제민족주의 시책을 펼치면서 자유·민주 등 보수대통합을 통한 정치 안정화를 이뤄 고도성장의 초석을 닦는다. 그는 타협하고 설득하고 때로는 밀어붙이고 실리를 위해서는 비굴해지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정치적 곡예에 능했다. 그래서 그에게는 ‘전후 일본의 설계자’, ‘미국에 군사적 주권을 팔아넘긴 매국노’ 등 극단의 평가가 교차한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는 소수 파벌이면서도 ‘대통령형 총리’라고 불릴 정도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전후 체제의 문제점이 노정되던 1980년대를 슬기롭게 헤쳐갔다. 전후 요시다 체제의 탈피를 내세운 그는 퍼포먼스에 능한 언설 정치, 유력 파벌과의 연대 및 당내 유력자의 포섭 등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재정·행정·교육개혁에 나섰으며, 전후 체제의 긍정적 요소를 기꺼이 수용하는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2001년 총리가 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는 정책결정 구조를 상향식에서 총리 주도의 하향식으로 바꾸고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개혁정책을 소신 있게 펴 1990년부터 시작된 거품 경제의 일본 사회에 숨통을 터 주었다.

편자인 손열 연세대 교수는 결론적으로 분명한 비전과 목표, 하부 실행전략을 제시하고 정치적 지지를 끌어내는 21세기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대중과의 소통능력을 고루 갖춘 지도자가 등장할 때 새로운 일본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2013-09-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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