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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책]

[당신의 책]

입력 2015-08-07 23:48
업데이트 2015-08-0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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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 히로시마
(존 허시 지음, 김영희 옮김, 책과함께 펴냄) 1945년 8월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의 아비규환 현장에서 살아남은 6인의 이야기. 2차 세계대전 당시 소설가이자 ‘뉴요커’지 종군기자였던 저자가 1946년 3월부터 3개월간 히로시마에 머물며 원폭 생존자 여섯 명의 삶을 추적했다. 공장의 여성 노동자와 목사, 독일인 신부, 아이들을 홀로 키우는 여성, 의사 2명이 주인공이다. ‘왜 전쟁이 일어났는가’, 혹은 ‘왜 수많은 억울한 목숨이 사라져야 했는가’라는 식의 물음을 던지지 않는다. 8월 6일부터 9일까지 그들이 겪은 충격적인 체험 증언을 통해 독자 스스로 알아 가도록 만든다. 1946년 8월 31일자 ‘뉴요커’지 전 지면에 광고나 기고, 논설, 기사 없이 3만 1000자로 담아낸 저자의 기사만 실려 잡지 역사상 가장 긴 기사라는 기록을 세웠다. 원폭 투하 40년 후 저자가 다시 히로시마를 방문, 원폭으로 뒤바뀐 그들의 삶을 추적한 내용을 60여쪽 분량으로 책 마지막에 붙였다. 256쪽. 1만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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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란 무엇인가(애덤 샌델 지음, 이재석 옮김, 미래엔 와이즈베리 펴냄)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의 아들이 도덕 판단, 역사 이해, 그리고 과학 지식에서 편견의 역할을 탐구한 철학 대중서. 아리스토텔레스, 베이컨, 데카르트, 칸트, 애덤 스미스, 에드먼드 버크, 하이데거, 존 롤스, 해나 아렌트와 가다머까지 위대한 사상가들의 편견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했다. 책의 핵심은 편견이 명확한 사고를 가로막는 훼방꾼이 아니라 명료한 사고를 위한 본질적 요소라는 것이다. 바르게 이해된 편견이야말로 명료한 사고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우리가 편견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체계적으로 지적하면서 정당한 편견에 대한 적절한 평가를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의 이해로부터 모든 문화적, 역사적 선개념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진리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가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편견임을 알려 준다. 436쪽.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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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버린 사람들(김효순 지음, 서해문집 펴냄) 1975년 11월 22일 중앙정보부는 ‘모국 유학생을 가장해 국내 대학에 침투한 재일동포 간첩 일당 21명을 검거했다’고 공표했다. 이른바 ‘11·22 사건’이다. 이 사건은 재일동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봉합돼 있다. 책은 2010년 시작된 재심을 계기로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사건 실체를 재조명했다. 재일동포들이 겪어야 했던 수난과 가혹한 운명의 시대적 맥락과 역사적 배경을 입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강제연행’ 표현을 처음 쓴 역사학자 박경식과 26년 만에 한국으로 국적을 바꾼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이회성, 일본 사법연수소 국적조항의 장벽을 뚫고 첫 재일동포 변호사가 된 김경득의 삶을 통해 1970년대 재일동포 청년들의 특수한 처지와 성장 환경을 풀어냈다. 중앙정보부의 간첩 조작과 성고문을 폭로한 권말자·고순자, 보국훈장을 받은 야쿠자 두목 양원석 이야기도 들어 있다. 440쪽.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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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왕후(함영이 지음, 말글빛냄 펴냄) 조선시대 최초로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한 정희왕후를 분석했다. 수렴청정은 어린 임금을 대신해 정사를 맡는 일이다. 그래서 수렴청정 기간에는 임금을 넘어서는 최고의 통치자가 돼야 한다. 조선시대 수렴청정한 여인은 문정왕후·정순왕후를 비롯해 7명. 이 가운데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정희왕후를 여성 정치인 측면에서 재조명했다. 쿠데타로 왕위에 오른 남편 세조의 업보를 물려받은 정희왕후는 오래도록 논쟁의 대상이 돼 왔다. 수렴청정을 통해 성종에게 조선왕조의 틀을 다질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는가 하면 성종의 계비 윤씨를 사사하도록 해 연산군이란 폭군을 등장시켜 비난받는다. 그럼에도 책은 가혹한 운명 앞에서 빠른 결정력과 추진력을 발휘하고 기다릴 줄 아는 끈기를 보여 준 정희왕후의 진면목에 주목했다. 세조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반기를 들어 역적으로 몰린 정종의 아들을 관리로 등용시키는 등 정적을 배려한 화해의 정치를 들춘 점도 도드라진다. 244쪽. 1만 2500원.

2015-08-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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