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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대로 받지 마세요” 두 언니의 살뜰한 참견

“주는 대로 받지 마세요” 두 언니의 살뜰한 참견

이슬기 기자
입력 2019-11-03 17:34
업데이트 2019-11-04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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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요조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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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의 단골 카페에서 나란히 앉은 뮤지션 요조(왼쪽)와 임경선 작가. 이들은 여성 어른으로 살아가며 경험한 모든 것을 각각의 시선으로 나눈 교환 일기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를 출간했다. 문학동네 제공
서울 마포구의 단골 카페에서 나란히 앉은 뮤지션 요조(왼쪽)와 임경선 작가. 이들은 여성 어른으로 살아가며 경험한 모든 것을 각각의 시선으로 나눈 교환 일기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를 출간했다.
문학동네 제공
잘나가는 에세이스트 임경선(47)과 뮤지션, 책방 주인, 책 팟캐스트 진행자로 분야를 가리지 않는 요조(38)가 만났다. 에세이집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문학동네)에서다.

책은 단짝 친구인 두 작가가 서로에게 보내는 교환 일기 형식이다. 이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 일기’라는 제목으로 서로의 목소리를 녹음해 보내는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일과 사랑, 삶, 생리, 섹스, 여행, 돈, 자유 등 여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전방위 토크를 이어 가다 30편의 녹음 파일에 여섯 편의 긴 글을 추가해 책으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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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가 말하는 세상살이 노하우는 이렇다. 책만 스무권째 출간하는 ‘베테랑 저술업자’ 임경선은 글노동자의 노력과 시간을 후려치는 기관과 단체들에 짱돌을 던진다. “그런데 이 일은 비용이 발생하나요?”(번역: 돈 안 줘요?) 다음은 이어지는 페이 협상법이다. ‘일을 의뢰하는 측에서 액수를 알려주면, 그 액수가 얼마이든 일단 해맑게 페이 액수가 적다고 피드백을 보낼 것. 주는 대로 받아야 한다는 법은 없음. (중략) 페이 네고했다고 해서 잘릴 정도면 애초에 해당 일에 관해서는 나는 그 정도의 대체 가능한 인물이었다는 뜻.’ 늘 이메일 폭탄에 둘러싸인 ‘책방 주인’ 요조에게는 무례한 메일에 대항하는 두 가지 회신의 원칙이 있다. ‘첫째, 아무도 기분이 상해서는 안 된다. 둘째, 이모티콘을 문장으로 표현해 본다.’

다 큰 언니들의 교환 일기에는 짧지 않은 세월 몸으로 부닥쳐 배운 사실을 담았다는 힘이 있다. 거기에 애정을 더하면 더욱더. 자칭 ‘낙타와 펭귄’처럼 다른 두 여자의 쿨한 듯 살뜰한 참견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9-11-0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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