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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되자” vs “다른 길로”… 길 잃은 개신교계

“하나되자” vs “다른 길로”… 길 잃은 개신교계

입력 2014-01-17 00:00
업데이트 2014-01-1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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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 vs 분열… 상반된 교회

‘한쪽에선 화해와 일치, 다른 한편에선 극심한 분열’ 새해 벽두 개신교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오랜만에 진보·보수 교단이 부활절 연합예배를 공동개최키로 뜻을 모으는가 하면 개신교 교단연합이 천주교 측과 공동기도회를 여는 등 일치와 화해의 조짐이 도드라진다. 그런가 하면 일부 교단들이 한기총과 분리해 또 다른 연합체 결성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교계 지도자들이 균열 봉합에 나서 주목된다.
새해 벽두 개신교계에 화합과 분열의 상반된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개신교 지도자들이 교회 연합을 위한 조정에 나서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10일 미래목회포럼이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최근 새 보수교단 연합체 출범 움직임과 관련해 마련한 긴급좌담회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제공
새해 벽두 개신교계에 화합과 분열의 상반된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개신교 지도자들이 교회 연합을 위한 조정에 나서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10일 미래목회포럼이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최근 새 보수교단 연합체 출범 움직임과 관련해 마련한 긴급좌담회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제공


새해 들어 처음 전해진 보수·진보 교단들의 부활절 연합예배 합동 개최는 개신교계가 대체로 화합·화해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안. 이른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연합의 통 큰 합의다. 양측은 일단 ‘교단 연합’을 내세워 부활절 연합예배를 함께 드리기로 했다. 각 기관 소속 교단 중심으로 연합예배를 개최하되 양 연합기관의 명칭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NCCK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뜻을 모아 연합기관의 이름을 빼고 순수하게 각 교단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양측은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 교단들에도 참여를 요청키로 협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개신교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한기총과 NCCK가 번갈아 주관해 오다 한기총이 혼란에 빠지면서 2012, 2013년에는 한기총이 별도의 예배를 드려왔다.

이와 맞물려 NCCK가 천주교 측과 함께 오는 22일 오후 7시 서울 목민교회에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열기로 한 것도 기독교계에선 큰 사건으로 여기고 있다. 양측이 18일부터 25일까지를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정해 합동 기도회 개최에 합의했다.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씀입니까’라는 주제가 화합과 일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양측은 특히 공동담화문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지 않은 것처럼 교회도 결코 갈라진 적이 없으며 단지 그리스도인들이 갈라졌을 뿐”이라고 밝혔다. 비단 개신교·천주교의 화해뿐 아니라 갈라진 개신교계의 화합과 일치를 향해 선 굵은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보수 교단들이 제4의 연합기구를 만들 태세여서 개신교계 안팎의 빈축을 사고 있다. 모처럼 화합과 일치 차원에서 움트는 개신교 연합운동의 싹을 자르는 몸짓들을 향한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역행은 한기총에서 탈퇴한 교단들이 중심이 된 기독교한국교회총연합회(기교연·가칭)의 출범이다. 7개 보수 교단 총무들이 모임을 갖고 새로운 보수 교단 연합체 결성에 뜻을 모았다고 한다. 현재 15개 정도의 교단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새 연합체 출범 소식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기교연은 당초 17일 열기로 했던 창립총회를 당분간 연기했다.

이처럼 교회 분열이 확대될 것을 우려한 교회 지도자들이 모임을 갖고 중재와 조정에 나서 주목된다. 미래목회포럼은 지난 10일 긴급좌담회를 열어 새 연합기구 탄생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이 좌담회에 참석했던 한 목회자는 “새 연합기구 논쟁이 신도와 목회자들의 걱정을 유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충분한 시간을 가진 뒤 교단 총의를 묻고 초교파 차원에서 교단장들과도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4-01-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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