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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을 키우는 생활습관] 선조의 건강법, 탁족과 발 마사지

[면역력을 키우는 생활습관] 선조의 건강법, 탁족과 발 마사지

입력 2010-06-06 00:00
업데이트 2010-06-0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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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편해야 만사가 편해진다

2010년 경인년엔 봄이 없다는 말이 들릴 정도다. 4월 말까지 오들오들 떨다 보니 어느새 초여름 날씨. 개나리, 목련, 진달래, 철쭉 등 봄꽃만이 머쓱하게 피었을 뿐, 4월 말까지 트렌치코트 깃을 세우고 종종걸음을 걷다가 이달 들어 갑자기 반팔 티셔츠를 꺼내 입어야 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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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은 요즘처럼 날씨가 더워지면 산으로 향했다. 특히 졸졸 흐르는 계곡 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은 훌륭한 건강법이자 피서법이었다. 조선 중기 귀족화가 이경윤의 <고사탁족도>와 같이 탁족을 표현한 그림도 숱하게 많다. 특히 <고사탁족도>는 선비가 바위에 걸터앉아 탁족을 하고, 옆에서는 동자가 술시중을 하는 풍경을 그렸는데 선비의 기개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명화다.

선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가까운 산에서 탁족을 하면 몸에서 기운이 돋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굳이 기 얘기를 하지 않아도 산에서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는, 그 여유로운 마음이 굳었던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줄 것이다.

탁족은 과학적으로도 그럴듯하다. 짧은 시간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난 뒤 오랫동안 이완시키면 면역력이 활성화되는데, 탁족은 그런 작용을 하기에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발에 온갖 경혈이 몰려 있기 때문에 이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양에서도 언제부터인가 발에 주목하고 있다. 발반사요법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는 20세기 초 이비인후과 의사 윌리엄 피츠제럴드가 발반사요법의 효과에 대해 주장했고, 1989년 발반사요법 학회가 창설돼 수많은 반사요법사가 배출되고 있다. 미국 어니스 잉검은 <발은 말한다>라는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며 반사요법을 보급했고 독일, 영국, 스위스 등에서도 반사요법이 유행했다.

이들에 따르면, 발은 인체에서 가장 푸대접받는 부위지만 제2의 심장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부위이며 인체의 온갖 장기와 맞물리는 반사점이 몰려 있는 곳이다. 따라서 발을 귀하게 해서 주무르고 자극하면 건강에 좋고 병을 예방하게 된다는 것. 그러나 굳이 반사점을 외우지 않더라도 발을 주무르고 꾹꾹 눌러주면 피로가 풀리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탁족과 발 마사지는 발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며 둘을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탁족이나 발 마사지를 꼭 계곡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일 집에서 샤워나 발 마사지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난 뒤나 밤에 자기 전 샤워할 때 ‘개량형 탁족’ 또는 ‘발마사지’를 하는 것이다.

피로도 풀고 사랑도 키우기

샤워를 할 때는 머리를 감거나 몸을 씻는 것으로만 그치지 말고 물줄기로 발바닥을 자극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으면 좋다. 방법은 간단하다. 샤워에서 나오는 물줄기로 발바닥을 골고루 자극한 뒤 수압을 높여 발바닥의 오목한 부분인 ‘용천혈’과 발등에서 첫째, 둘째 발가락이 만나는 부위의 바로 위인 ‘태형혈’을 집중적으로 자극하는 것이다. 한방의 경혈 이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발바닥을 자극하면 혈액 흐름에 도움이 되고 발의 피로를 풀 수 있어 몸이 상쾌해지게 마련이다.

특히 가족이나 연인끼리 찬물로 상대방의 발을 씻으면서 주무르고 발바닥을 두드려주면 하루 종일 시달린 발의 피로가 풀릴 것이다. 또 발 자극을 통해 면역력을 키울 수 있을 뿐더러 서로 존중하는 참사랑까지 키울 수 있다. 배우자나 연인이 요즘 무기력해 보인다면 오늘 저녁에는 함께 욕실로 향하자. 발을 씻겨주고 정성껏 자극하면서 사랑과 건강을 함께 챙기도록!

이성주_ 건강의료 포털사이트 코메디닷컴(www.kormedi.com)의 대표입니다. 동아일보 의학기자 출신으로 아침마다 30만 명에게 ‘이성주의 건강편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황우석의 나라> <행복한 버핏 꿈꾸는 샤넬>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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