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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시간

치유의 시간

입력 2012-10-07 00:00
업데이트 2012-10-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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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狂風)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집 앞 소나무는 밑동이 뽑힌 채 생명의 끝을 기다리고 있고, 회사 근처 노래방 간판은 구멍이 숭숭 나 있는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하늘은 마치 아스피린을 한 알 먹고 개운해진 다음 날처럼 맑고 고요합니다. 그 전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밝아진 듯합니다. 언뜻 세상사도 이렇게 태풍 지나가듯 순간순간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또 흐림, 비, 태풍, 맑음 어느 것 하나도 빠짐없이 내 인생에서 겪어야 할 내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유행가 가사처럼 그 뜨겁던 태양의 계절도 가고, 어김없이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돌아왔다는 표현은 아무래도 어폐(語弊)가 있는 듯합니다. 작년과 비슷하긴 해도 완전히 새로운 추석일 테니까요. 차례 상에 올린 음식도, 부모님의 연세 드신 모습이나 자식들의 성장도 모두 어제와 같지 않겠지요.

개인적인 소망이라면, 이번 추석은 모든 이웃들에게 치유의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태풍에 온몸으로 맞서며 힘들었을 나무들처럼 우리의 삶도 그동안 녹녹치 않았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회사 앞 노점상의 숫자만큼 개개인의 상처와 고통도 많아지고, 그걸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나뭇잎 같은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어렸을 적 외로움은 잘 견디면 성장의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 들어 외로움은 괴로움입니다. 그렇다고 외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살자는 건 아닙니다. 어차피 외로움은인간이 짊어지고 가야 할 그림자 같은 것이 아닐까요. 문제는 ‘이 세상에 완전히 나 혼자밖에 없다, 그래서 살아갈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단정 짓는 것입니다. 이번 한가위엔 보름달처럼 구석구석 빈 곳 없이 상처들이 아물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상처를 치료하는 데는 대단한 돈이나 노력이 필요치 않습니다. 따스한 말 한마디, 따뜻한 밥 한 끼면 충분하지요. 물론 마음과 정성을 담아!

발행인 김성구(song@isamt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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