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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공연’보며 스트레스 날려버려요

‘힐링 공연’보며 스트레스 날려버려요

입력 2012-07-13 00:00
업데이트 2012-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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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서울 음악회·뮤지컬·연극 등 ‘치유의 공연’ 풍성

지난해 말 한 소극장 뮤지컬 한 편을 100번 넘게 본 여성이 화제가 됐다. 이 여성은 한 공연을 120번이나 본 이유를 묻자 “볼 때마다 위로를 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공연을 보면서 울고 웃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공연의 힘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치유와 위로를 목적으로, ‘힐링’(healing)을 내세운 공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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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치유음악회 ‘동행’.
한방치유음악회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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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국악그룹 그림의 ‘그린 서클’.
창작 국악그룹 그림의 ‘그린 서클’.
●자연을 닮은 국악과 한방으로 평안을…

토요일 오전 서울 성북동 북악산 자락에 놓인 삼청각 유하정에 가야금 선율이 울려 퍼진다. 가야금 줄을 하나하나 튕길 때마다 눌려 있던 기운을 풀어낸다. 중중모리 장단으로 기운을 돋우고, 이어지는 피리가 기운을 발산시킨다.

음악 감상이 끝나면 약선 음식이 나온다. 표고버섯탕수와 보증익기 쇠고기찜, 황기보리밥, 나박김치, 상엽 산수유차 등이 좋은 기운을 보충한다. 신선한 북악산 공기와 수풀이 우거진 자연 속에서 듣는 건강강좌는 몸과 마음을 맑게 한다. 세종문화회관 삼청각과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이 준비한 한방치유음악회 ‘동행’의 모습이다.

‘동행’에서는 자연, 음악, 음식이 어우러진다. 건강강좌와 한방음악치료, 약선요리 식사가 40분씩, 총 120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계절별로 여름에는 심장과 소장을 의미하는 화(火), 가을에는 폐와 대장이 속하는 금(), 겨울엔 신장과 방광이 관련된 수(水)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짰다.

한방음악치료는 오장(간·심장·비장·폐·신장)과 오음(궁·상·각·치·우)의 상관관계에 따른 이론을 바탕으로 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의 이승현 한방음악치료센터장이 연주 진행을 하고, 중풍뇌질환센터 고창남 교수가 건강강좌를 한다. 약선요리는 경희대병원 조여원 임상영양연구소장이 맡았다. 질병 치료에 앞서 마음의 치유를 핵심으로 한 ‘동행’은 매월 마지막 토요일 오전 10시에, 40명 정원으로 이뤄진다. 13만원. (02)399-1114.

14~15일에는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창작국악그룹 ‘그림’(The林)이 ‘그린 서클’ 공연을 펼친다.

자연과 전통을 모티브로 한 힐링 뮤직을 주제로, 독특한 색깔을 품은 전통음악과 재해석한 굿, 전통을 넘어선 월드뮤직까지 다양한 음악을 선사한다. 3만원. (02)2280-4114~6.

●우리 이웃의 이야기와 고백으로 위로를…

‘여자 힐링 프로젝트’를 모토로 한 연극도 있다.

‘댄스 레슨’이 그것. 남편을 잃었지만, 사람들 앞에선 여전히 남편이 살아 있는 양 구는 상처 많은 황혼의 70대 여인 릴리가 성적 소수자인 댄스 강사 마이클을 만나 6가지 춤을 배우며 스스로 아픔을 치유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을 담았다.

릴리와 마이클이 100분간 함께하는 대화를 살펴보면 릴리는 마치 ‘인생 평론가’처럼 인간사 희로애락을 적절히 표현한다. 관객 입장에선 함께 공감하는 사이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 나가고 있음을 느낄 법하다.

릴리 역에는 데뷔 40주년을 맞아 2007년 ‘친정엄마’ 이후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고두심이 캐스팅돼 화제가 됐다. 마이클 역은 지난해 SBS ‘기적의 오디션’을 통해 얼굴을 알린 뒤 뮤지컬 ‘모비딕’에서 열연, 제6회 ‘더뮤지컬 어워즈’에서 남우 신인상을 거머쥔 지현준이 꿰찼다. 24일부터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에 오른다. 5만~7만원.(02)708-5001.

고(故) 이태석 신부를 통해 인간성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울지마 톤즈’도 대표적인 힐링 뮤지컬이다.

이미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울지마 톤즈’는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마흔여덟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이태석 신부의 실화를 다뤘다. 특히 이태석 신부가 생전 문화선교를 꿈꿨다는 점에서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공연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점도 훈훈하다. 즉 관객은 공연도 보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1석 2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 단 서둘러야 한다.

‘울지마 톤즈’는 15일까지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공연한 뒤 오는 21일 청주 공연을 시작으로 9월 대구 공연 등 지방 공연을 이어 간다.

최여경·김정은기자 kid@seoul.co.kr

2012-07-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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