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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영이별입니까”… 마지막 날까지 나눔다짐 행렬

“이제 영이별입니까”… 마지막 날까지 나눔다짐 행렬

psk 기자
입력 2009-02-18 00:00
업데이트 2009-02-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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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빈 자리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그의 성스러운 삶의 행적을 닮기 위한 마음의 다짐일까.

김 추기경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인 19일에도 서울 명동성당의 조문객 행렬은 계속됐다. 지난 3일간 24만 9000여명이 빈소를 다녀갔는데도 새벽 4시부터 몰려든 인파로 명동 성당 일대는 북새통을 이뤘다. 오스왈도 파딜랴 주한 교황 대사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도 조문했다.

시민들은 개방 시간인 오전 6시 이전부터 성당 너머 1㎞가량 줄을 섰다. 오전 4시30분에 집을 나섰다는 이시몬(66·서울 구파발)씨는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도착해보니 이미 줄이 늘어져 있어 1시간 20분을 기다려 겨우 조문했다. 오늘이 마지막인데 못 오면 평생 한이 될 것 같아 왔다.”고 말했다. 오전 9시40분쯤 빈소를 방문한 파딜랴 교황 대사는 “김 추기경의 선종은 사제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외롭고 괴로운 국민들과 함께하는 정치를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송구스럽다.”며 애도했다.

성당 안으로 들어온 시민들은 ‘오늘이 아니면 볼 수 없다.’는 다급한 마음이 역력해 보였다. 2001년 김 추기경의 백내장 수술을 집도한 김재호 원장은 “수술 전에 추기경께서 상담을 하며 각막을 기증할 예정인데 늙고 난시도 있어 기증할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다.”면서 각막 기증의 뒷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백발의 민경봉(76)씨는 “이렇게 큰 규모의 자발적인 조문 행렬은 김구 선생 서거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추기경의 입관예식은 이날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시신은 오후 5시부터 25분간 얼굴만 공개된 뒤 관 속에 담겼다. 시민들은 더 이상 추기경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그의 예식을 지켜봤다.

김 추기경의 시신은 20일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장례미사를 마친 후 장지인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지로 운구된다.

추도미사는 22일 낮 12시부터 명동대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열리며 같은 시간 용인 성직자 묘역에서도 염수정 주교의 주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글 / 서울신문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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