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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존엄사…“식물인간 상태로도 생명유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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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 논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우리 가족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김모(77·여) 할머니의 맏사위 심치성(49)씨는 23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1년 넘게 끌었던 존엄사 소송의 뒷 얘기와 가족들의 심경을 풀어 냈다. 심씨는 “장모님의 평소 생각대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가족으로서 어머님을 떠나보내야 하는 심경은 처참하다.”고 토로했다.

김씨의 가족은 그동안 언론에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심씨는 “개인적으로 시작한 소송이 공론화되는 바람에 무척 부담스러웠다.”면서도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도 된다는 법원의 판결로 존엄사가 이슈화된 데 따른 책임을 느껴 이 자리에 섰다.”고 설명했다.

심씨는 연명치료 중단 소송을 결심한 계기도 언급했다. 2005년 1월 입원 중이던 장인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을 때 미국 출장 중이던 외아들이 귀국해 임종을 지킬 수 있도록 3~4일 간 인공호흡기를 다는 게 어떻겠느냐는 가족들의 제안을 김씨가 단호히 거절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씨는 인공적인 생명연장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단정했던 성품도 가족들이 소송을 결심한 이유였다. 심씨는 “장모님은 팔에 난 작은 상처를 가리기 위해 한여름에도 긴팔옷을 입고 살짝 휜 다리를 감추기 위해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고집했던 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씨가 호흡기를 뗀 뒤에도 ‘자발호흡’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씨는 “우리는 인공적인 연명치료 중단을 원했던 것이지 장모님의 소천(기독교 용어로 죽음을 의미)을 바란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오히려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때보다 상태가 좋아 수액과 영양공급을 통해 치료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심씨는 소송 기간과 존엄사 시행까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겪었던 갈등도 소상하게 밝혔다.

글 / 서울신문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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