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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에 허둥댄 대한민국...21세기의 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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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뉴스에 배추값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얘기가 들려오더라고요.실감하고들 계신가요.

우리네 서민들은 최근 몇주 새 희한한 경험을 했습니다.예전에 대형마트에서 구경할 수 없었던 중국산 배추를 찾아보는 경험도 했고 서울시가 배추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공급한 재래시장에는 연일 싼 배추를 구입하려는 장사진이 연출됐습니다.

여름의 잦은 폭염과 호우로 배추 출하가 예년의 40% 수준에 그치면서 벌어진 일이라지만 시민들은 당국의 무신경과 늑장 대처에 더욱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한 신문은 ‘마트의 채소 담당자보다 못한 농식품부’란 사설을 싣고 지난 7월 사태의 심각성을 예견하고 대비한 마트에 견줘 정부 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질타했습니다.

가정에선 부추무침,깻잎장아찌,양파김치 등 절임반찬으로 찬거리를 대신했고 식당들은 손님과 주인 사이에 "금치 주세요." "눈치도 없나." 신경전이 다반사였습니다.

배추로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에 외신들도 신기하다는 반응입니다.미국의 공영방송 npr은 지난 6일 ‘배추 위기가 한국인을 곤경에 빠트리고 있다.’고 전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같은 날 ‘한국인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양념을 버무려 숙성시킨 쏘는 맛의 김치 접시가 요즘 반쯤 비어 있거나 다른 절임 채소로 채워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배추 부족 사태는 도심 텃밭족을 만들었는데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오창균 강사처럼 옥상이나 베란다에서 직접 배추를 길러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 대표,국무총리,농림수산부 장관,대통령실장 등은 이례적으로 지난 10일 배추값 폭등 대책을 세우지 않았느냐고 따지는 여론에 떠밀려 머리를 맞댔지만 그뿐이었습니다.

배추로 허둥거리는 첨단 21세기의 대한민국,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합니다.15일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쏙 서울신문'에서 정부는 물론,관련 단체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기를 촉구했습니다.

서울신문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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