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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이렇게 당했어요” 대기업에 기술 빼앗긴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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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이룰 수 없는 꿈에 불과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길 바라는 기대와 달리, 현실을 보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기술 탈취에 의한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사례를 정서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리포트]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공장입니다. 10대의 기계가 바쁘게 돌아가던 활기찬 곳이었지만, 요즘은 일거리가 없어 침울함이 감돕니다. 지난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 1차 협력사인 B사에게 특허 기술을 빼앗겨 수억 원의 피해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5년 전 이 폰에 사용되는 스프링을 개발해 특허를 따냈습니다.

이 후 B사로부터 이 제품을 독점 공급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기술을 넘겨줬습니다. 하지만 1년을 훨씬 지나서야 B사가 다른 업체에 생산을 맡기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 김경중(가명)/ 휴대전화 부속품 제조업체 대표]

피해액은 (6개월에) 18억~20억 정도 됩니다. 그로 인해 저희가 부대비용 같은 것을 은행에(대출이자) 낸 금액을 말할 수 없지만 손실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비용 부담으로 법정공방에 선뜻 나서기도 어렵습니다. 국내 특허분쟁에서 중소기업의 승소율은 지난해 27%로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대형 식품업체로부터 납품 요구를 받고 포장용기를 개발한 뒤 기술만 빼앗긴 업체도 있습니다. 이 회사 대표는 매년 15건 정도의 특허를 내고 중국, 일본에서도 특허를 따오는 등 20년간 탄탄하게 회사를 꾸려왔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 이 후 다른 업체와의 거래마저 끊겼고, 결국 빚에 몰려 회사와 공장까지 팔아야 했습니다.

[인터뷰 : 정진환 / 상자 제조업체 대표]

기술 개발을 해놓으면, 개발 과정에서 노출이 됩니다. 그러면 최종적으로 유사하게(우리 기술을) 대기업이 만듭니다. 그런 후 대기업이 본인들 앞으로 유사하게 특허를 내놓고(사용합니다.) 그럼 중소기업은 자금이 없으니 싸울 여력이 없습니다.

대기업의 기술 사냥에 의한 중소기업들의 피해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실태조사 결과, 올해 대기업의 기술 탈취로 인한 피해금액은 한 건당 평균 19억 3000만원으로 지난해의 두 배에 이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기업에 기술을 뺏긴 중소기업의 상담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난해 처음 세워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상담센터에는 올해만 300건이 넘는 상담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인터뷰 : 최선영/ 중소기업기술정보 진흥원 연구원]

중소기업의 기술 유출을 경험 했을 때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접근 채널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고요. 또 실질적인 도움이 가능토록 법률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이 최소한 승소한 경우만이라도 처벌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지난 9월 대?중소기업 상생 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당해도 거래 선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에게는 기술유출 전문 수사 인력 보강과 처벌 강화가 시급합니다.

서울신문 정서린입니다.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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