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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어엿한 오케스트라...꿈을 키우는 지환,예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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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활기찬 열한살 지환이지만 10㎏이 넘는 콘트라베이스를 다루기엔 힘이 부칩니다. 배시시 웃는 모습이 귀여운 꼬마 숙녀 수연이지만 호른을 불고 나면 숨이 턱까지 차 한동안 심호흡을 해야만 합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열살 소녀 예은이는 자신이 만지는 오보에가 지금까지 받은 용돈을 다 합쳐도 못 살 만큼 비싸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내 40여명의 아이들이 매주 수요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 모여 악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세종 꿈나무 하모니 오케스트라 단원들입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라고 부르기에 아직은 미숙한 실력입니다. 대부분 이곳에서 악기를 처음 만져봤기 때문입니다. 다함께 모이는 시간도 일주일에 한 번, 두어 시간에 불과합니다. 스스로 조율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파트별로만 연습을 해서 전체 하모니를 완성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연습을 시작한 지 세 달도 안된 이 아이들에게 프로급의 실력을 요구하는 게 아직은 무리겠지요. 그렇기에 ‘꿈나무 오케스트라’입니다.

꿈나무를 키우는 사람은 서울시립교향악단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김은정씨입니다.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것은 ‘황무지를 개간하는 것’만큼 힘들었습니다. 김은정 단장 혼자 서울시내 300개 지역아동센터를 돌아다니며 단원 선발 계획을 알리고, 기업들을 찾아 후원을 받았습니다. 간식거리도 지원을 받고 악기도 협찬을 받았습니다. 아직까지 오보에 등 가격이 비싼 몇몇 악기들은 다 구하지 못했습니다.

오케스트라인데 왜 악기가 없을까요? 아이들 모두 형편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소득층이나 한부모가정·다문화가정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통해 문화소외계층 어린이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꿈을 실현하게 만들자는 취지로 아이들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김 단장은 “불쌍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여럿이 한데 어울려 하모니를 이루는 걸 지켜봐달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아이들의 사연을 들으면 가슴이 정말 먹먹해집니다. 오케스트라 선율에 귀기울이는 것을 방해할까봐 따로 그 사연들을 옮기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꿈나무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한번쯤 들어달라는 당부를 꼭 하고 싶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이들의 공연이 펼쳐집니다. 두달 동안 얼마나 실력이 늘지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꿈나무 오케스트라의 지금 모습은 19일 오후 7시30분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쏙 서울신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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