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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싸움판 평정한 억순이,곽현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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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견디기 힘들다는 소싸움판에서 데뷔 2년 만에 전국을 제패한 충북 보은군 산외면의 곽현순(27)씨. 곽씨는 지난 10월 경남 진주에서 열린 민속 소싸움대회에서 4살짜리 황소 ‘영광’과 출전해 병종(600~660kg)급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지난 2일 그와의 인터뷰를 위해 새벽 서울을 떠나 보은으로 내려갔을 때, 당초 오전 11시로 잡아놓은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그날 새벽 5시에 일어난 현순씨는 가족들과 함께 논밭에 모아 놓은 볏짚을 싫어나르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고 아직 일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일을 다 마친 시간이 오후 1시. 점심은 인터뷰를 끝내고 먹겠다는 그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나서야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서글서글안 눈매에 웃음 가득한 얼굴과 마주하면서 이 사람이 소싸움판을 평정한 여자라는 느낌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100여 마리의 한우를 기르는 농장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축사를 드나들며 덩치가 산만한 소와 가깝게 지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녀는 2년 전 “싸움소를 키우겠다.”며 아버지 곽종국(52)씨를 따라 소싸움꾼으로 변신했습니다. 이 때부터 그녀는 소를 훈련시키기 위해서 보약을 먹이는 것은 물론 근력과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소와 함께 산을 타기도 하고 소에 타이어를 매달아 끌게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그녀를 지원해 준 건 가족들의 사랑 어린 응원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녀와 호흡을 맞춰 우승한 영광이(4살)는 넉 달 전 싸움소로 사들여 한 달 정도밖에 훈련을 못했지만 20~30년 소싸움판에서 활동한 백전노장의 남자 싸움소 주인들을 누르고 우승했습니다.

미혼인 그에게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자기 일을 좋아하고 성실한 사람이면 좋고, 또 소를 키우는 아내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소박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보은 주민들과 함께 재미나게 사는게 가장 큰 소망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박홍규PD goph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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