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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비오듯… 삽시간에 온동네 폐허로” 공포에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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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2시 34분쯤 인천 연평도에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이 시내 중심가에 쉴새 없이 떨어지면서 집이 날아가고 일부 가옥과 산이 불바다로 변하는 등 평온하던 마을이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1300여명의 주민들은 “실제상황, 실제상황…긴급 대피하라.”는 긴급 안내방송을 듣고 방공호와 연평중고등학교 등에 마련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을 전체가 연기로 휩싸였고, 희생자도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주민은 어선으로 연평도를 떠나 인천항으로 피신했다.

김운한 인천해경 연평출장소장은 “산과 마을 전체가 불에 타 연기에 휩싸였다. 사람들 모두 대피소에 있어서 누가 불을 끄고 있는지 파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35)씨는 “집 안에 있다가 갑자기 쾅 소리가 나서 밖에 나와 봤더니 온 동네가 불바다가 됐다.”면서 “다른 주민들과 함께 방공호에서 대피 중인데 무서워 죽겠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씨는 “포탄이 떨어진 뒤 안개가 낀 것처럼 사방이 뿌옇고 어둡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모씨는 “포탄이 떨어지는 바람에 10여가구의 민가가 불타고 있는 걸 봤다.”며 “산불도 났고 실전상황이니까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집 밖으로 뛰쳐나가 인근 중학교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마을이 쑥대밭이 됐다.”고 전했고 다른 주민은 “60~70가구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마을이 초토화됐다. 암흑천지다.”라면서 “마을 전체가 불에 타고 있고 주민들이 모두 대피소나 다리 밑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주민 안모(57)씨는 “600여 가구가 살고 있는 마을에 포탄이 비 오듯이 떨어져 전쟁이 난 줄 알았다.”며 “안내방송을 듣고 학교 등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평도 주민들은 현재 패닉상태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대피소에서 몸을 피한 채 추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피소로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포탄이 떨어지지 않는 방향인 당섬으로 대피했고, 일부 주민은 가까운 군 진지로 피하기도 했다.

연평도에는 13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나 꽃게 조업철을 맞아 외지 선원들이 들어와 사람들이 평상시보다 많았다.

오후 3시 50분 이후 포성이 가라앉았지만 주민들은 혹시 추가 포격이 있을지 몰라 대피소에 계속 머물렀으며, 일부 주민들은 당섬 부두로 달려가 상황을 지켜봤다.

박모(46)씨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연평해전 당시에도 우왕좌왕하지 않았던 주민들이지만 이번에는 포탄이 마을로 직접 떨어져 무척 놀랐다.”면서 “북한이 전쟁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민간마을에 포탄을 퍼부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연평도로 향하는 모든 항로를 통제했다.

백령도와 연평도를 오가는 여객선 3척은 경비함정의 호위를 받으며 인천항으로 회항했다.

해경은 또 서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 87척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인근 백령도 주민들도 연평도 사태에 귀를 기울이며 긴장하고 있다.

김학준·이민영기자 kimhj@seoul.co.kr

동영상=연평고교 김승규(18)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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