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솔로인데 아직도 ‘다윗의 막장’을 모르니?”(인터뷰)

“솔로인데 아직도 ‘다윗의 막장’을 모르니?”(인터뷰)

입력 2010-11-23 00:00
업데이트 2010-11-23 14:0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크리스마스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솔로 고수들에게도 들뜬 거리 분위기는 새삼 고통이다. 그런 짝 없는 영혼들에게 프로젝트 그룹 ‘다윗의 막장’은 노래한다. “세상에 너를 좋아하는 여자는 없어. 한명쯤 있다면 그건 네 엄마야.”라고.



마음을 관통하는 직설적인 가사와 통렬한 현실감. 이상하게도 그들의 음악을 듣다보면 가슴이 아픈데도 자꾸 웃음이 나온다. 그래서 일까. 기사 한 건 나온 적 없건만, 카이스트 재학생으로 이뤄진 ‘다윗의 막장’은 솔로들의 지지를 얻으며 일약 UCC스타로 발돋움 했다.

김강산(23 생명과학 석박사 1년)과 이종혁(24 물리학과 4학년)은 과학고를 졸업하고 공대 진학에 진학한 솔로들. 남녀 성비가 4:1인 카이스트에는 이들처럼 솔로남성이 많다. 이런 애환을 담은 ‘헛된 희망찬’은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지난해 이 대학 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헛된 희망찬’의 ‘죽기 전엔 결혼하겠지.’란 노랫말은 솔로들에게 당당해지란 메시지를 주려고 쓴 가사였어요. 하지만 오히려 솔로들의 처참한 현실을 잘 표현했다는 반응을 얻었죠. 소설로 치면 반영론적 관점인거죠. 하하” (이종혁)

통기타를 튕기는 포크적 감성과 현실적인 가사는 잘 어우러졌다. 김강산이 ‘도끼병’에 걸려 착각하는 친구를 보며 가사를 쓴 ‘세상에 너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역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2008년 장기하와 얼굴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TV만 켜면 잘생기고 공부 잘하는 ‘엄친아’들이 나오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경쟁에서 밀린 20대들은 스스로를 ‘루저’라고 생각하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감정을 건들이면서 묘한 쾌감을 공유하는 거예요.”(김강산)

여기에 “재수강했는데 또 C마이너스야.” 등 공대생의 녹록치 않은 학교생활을 표현한 ‘카이스트 애가’까지. 아마추어 그룹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가슴 떨리고 설레는 멋진 경험”이라고 기뻐하면서도 상업가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대신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는 기꺼이 무료로 음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 계속 생명공학 연구를 할 생각이에요.”(김강산),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물리학 교수가 되고 싶어요.”(이종혁) 젊은이답게 꿈은 푸르렀다.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이들이 여자 친구와 손잡고 맞기를 바라며 이들의 멋진 미래에 기대를 걸어본다.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사진·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상인VJ bowwow@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