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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이 사라진 학교…교육현장은 지금

체벌이 사라진 학교…교육현장은 지금

guns@seoul.co.kr 기자
입력 2010-12-03 00:00
업데이트 2010-12-0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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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뺨을 때리고 넘어지면 발로 차기까지 한 일명 ‘오장풍’ 교사. 지난 7월 이 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결국 해임 됐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일 모든 학교에서의 학생 체벌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만일 체벌을 한 사실이 드러난 교사는 처벌을 받게 됩니다. 시교육청은 체벌 대신 문제 학생들을 상담하고 봉사활동을 시키는 등 대체 프로그램을 시행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교육 현장의 논란이 계속되자 시교육청은 지난달 14일 학생들의 문제 행동에 교사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매뉴얼을 발표했습니다. 이 매뉴얼에는 교사들에 대한 불손한 언행, 복장 불량 등 상황에 따른 교사들의 지도 방법을 담고 있습니다.

시교육청이 '체벌없는 학교' 시범학교로 지정한 서울 송파중학교. 이 학교에서는 현재 상벌점제와 함께 학생들이 스스로 법정을 꾸려 벌점 해소방안을 결정하는 '학생 자치법정'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학생 배심원제는 학생들이 판사와 검사·변호사 등으로 나눠 벌점을 받은 학생이 어떤 방법으로 벌점을 해소할 것인지 판결을 내리는 제도입니다. 벌점이 있는 학생은 배심원들이 결정한 방법에 따라 교내 화단에 물을 주거나 예의범절에 대한 글을 쓰는 방법 등으로 벌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일방적인 규율을 강요받는 것 보다 스스로 자신들의 행동을 규제할 수 있어서 더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학교 역시 학생들이 자율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배우고 있다며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체벌금지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체벌금지 조치를 계기로 학생들이 교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것은 물론, 교사에게 모욕적인 언행 및 폭행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시교육청이 제시한 대체 프로그램 역시 현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체벌금지 방침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한국교원총연합은 지난달 23일 학생 9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체벌이 금지됐음에도 학생들이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59.9%가 학교생활 태도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으며 '변화가 있다'고 밝힌 학생은 27.,4%에 그쳤습니다.

설문조사처럼 학생들 중에도 체벌금지 방침이 수업 분위기를 흐리게 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생은 체벌금지 이후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은 물론, 교사들 역시 벌점만 줄 뿐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며 체벌금지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3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쏙 서울신문’에서는 체벌이 전면 금지된 교육현장의 분위기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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