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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특집 피란 열닷새”

“연평특집 피란 열닷새”

입력 2010-12-10 00:00
업데이트 2010-12-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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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연평도 피란민들이 찜질방 등에서 생활한 지 보름이 넘었습니다. 정부 대책이 나오고 인천시가 주민들과 임시주거, 생계지원 등에 합의했지만 고생이 모두 끝난 건 아닙니다. 연평도 주민들의 아물지 않는 고통, 성민수 피디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인천 국제공항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영종도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연평도에서 피란 나온 초중고 학생 116명이 지난 6일부터 임시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임시로 살고 있는 인천의 영어마을이나 인천 시내 찜질방에서 이곳 학교로 등하교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학교의 풍경이나 교실등 모든 것들도 생소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악몽과 같던 포격과 피란 때를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수업을 받는 것이 낫습니다.

[인터뷰 :이강훈 연평초5]

(연평도에 없던) 의자와 책상이 있어서 좋아요.

하지만 피격당시 끔찍했던 연평도로 다시 돌아가려니 걱정이 앞섭니다.

[인터뷰 : 이하늘/연평고1]

등하교 할 때 일찍 일어 나는게 힘들고, 등하교 시간이(많이 걸려서) 불편한데 연평도 가긴 무서워요.

어려운 상황은 다른 연평도 주민들도 비슷합니다. 임시 거처로 마련된 찜질방 생활이 보름을 지나면서 점점 안정을 되찾고 있긴 하지만 공동생활의 불편함은 여전합니다.

[인터뷰 : 박두영/연평주민]

불편하지만...그래도 살아야지. 다 같이 사는 건데...

무료로 제공된 곳이긴 하지만 워낙 많은 피란민들이 수용되다보니 1인당 한 평도 안 되는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노인들은 신경통이나 관절염이 악화되고 주민들은 마땅한 일 할 거리가 없어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찜질방 내부의 소음과 탁한 공기도 심각한 질병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인터뷰 : 장혜신/연평주민]

공동생활을 하니깐 어르신들이 몸이 쇠약해 지는 것 같아요. 밤에 잠을 잘 때 요즘 기침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나마 이들 연평도 주민들을 도우려는 자원봉사자나 각계각층의 도움이 위안이 됩니다. 새마을운동 회원부터 자발적으로 모인 봉사자까지 주민들의 식사는 물론 치아검사까지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동우체국이나 이동 농협도 설치됐는가 하면 피란민들의 건강을 염려한 한 병원에서는 무료 검진소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 장석우/A한방병원 한의사]

찜질방에 오게 되셔서 별다른 의료혜택이 없다보니, (연평도에서) 치료 받던 것을 못 받으니까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신 분들은 계속 통증을 호소합니다.

그러나 연평도 피란 주민들을 정말로 힘들게 하는 것은 평생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했던 연평도를 등져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 김종환(가명) /연평도 주민]

원상복구 시켜도 들어가기 싫지... 폭탄 떨어지는데 무서워서... 또 언제 떨어 질 지도 모르는데...

[인터뷰 : 박도현(가명) /연평도 주민]

폭탄이 비처럼 쏟아지는 거 봤어요? 그런 곳에 들어 살고 싶겠어요?

지난 6일 김황식 총리는 연평도 도발에 따른 주민들의 인적, 물적 피해 회복을 위해 300억을 즉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서해5도의 생활개선, 중장기발전을 위한 특별법과 종합발전계획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인천시도 연평도 주민들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최대 300만원까지 지급하고 임시 거주지도 인천 시내의 다세대 주택이나 김포시의 아파트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비상 대책위원회와 합의했습니다.

[인터뷰 : 최성일/연평도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인천시나 저희 대책위쪽에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대체적으로 주민들이 만족한 것으로 받아드립니다.

북의 도발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연평도 주민들. 하루 빨리 활기찬 생활을 되찾아 환하게 웃기를 기대합니다. 서울신문 성민수입니다.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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