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학 친구들 모임에서 한 친구가 이상한 신발을 하나 신고 왔더랬습니다. 번쩍번쩍 빛나는 금색이었는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 나오는 신발 같기도 하고 초등학교 다닐 때 신던 실내화 같기도 한 것이 무척이나 눈길을 끌더군요. 웬 신발이냐고 물어봤더니 “이것 한 켤레를 사면 나머지 한 켤레가 자동으로 남미의 어린이들에게 기부된다.”면서 “요즘 이 신발이 최신 유행인데 그것도 모르느냐.”고 면박을 줬습니다.
그 말을 듣고 머릿속 전구에 불이 반짝 켜졌습니다. 이게 요즘 사람들이 착한 일을 하는 방식이구나. 불우이웃 돕기 성금 내고 크리스마스 씰 사 모으는 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구식이 돼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이번 취재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연말을 맞아 착한 일 하고 싶은 분, 재미있는 방법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시는 분들을 위해 특이하고 참신한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은 있더군요. 신발뿐 아니라 무궁무진한 방법들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돈을 부치면서도 기부를 할 수 있고요, 우리가 즐겨 먹는 커피 한 잔으로도 지구 반대편 농부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더군요.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재단에서 운영하는 ‘에코파티메아리’라는 곳에서는 남들이 버린 물건을 모아 멋진 디자인의 새 제품으로 탈바꿈시킨 물건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파는 물건들은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에 전시되기도 했다네요. 심지어 요즘 많이 갖고 다니시는 스마트폰의 앱으로도 손쉽게 기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남도 돕고 나도 즐거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선행의 현장, 함께 가보시죠.
서울신문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