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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땅, 연평도의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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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를 보세요. 연평도가 어떤지, 지금. 폐허예요, 폐허. 이런 거 아십니까. 모두 밖에서만 보시고, 안을 들여다 보긴 하셨나요.”

연평도 주민 김종란(52)씨는 울먹이다가 끝내 서러움이 커져 말을 잇지 못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포탄 170여발을 쏘며 공격한 지 두 달. 연평도는 여전히 포격의 생채기를 안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신문 취재진이 수차례 시도 끝에 들어간 연평도는 그때의 그 처참한 모습이 그대로였다. 포격 직후 취재를 했던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포격에 무너지고 검게 그으른 주택들은 복구조차 되지 않은 채 쓰러져 있다. 포구 근처 음식점은 모두 문을 닫았고, 거리에 인적을 찾기 힘들다. 관리되지 않은 횟집의 수족관 속 물고기는 영하로 뚝뚝 떨어진 혹한에 죽은 채 얼어버렸다. 강한 바닷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부딪히는 잔해들의 소리는 기괴하기까지 하다.



말 그대로 연평도는 ‘폐허’다.설을 앞두고 찾아간 연평도에는 설 분위기를 찾기가 미안할 정도였다.주민 1700여명 중 400여명이 들어와 터를 잡아 살아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배추를 삽으로 긁어내던 이재술(52)씨는 한숨만 내뿜었다. 선명한 초록색을 띠며 싱싱했을 배추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다.“김장 하려고 배추 사놨는데 포격 때문에 다 썩어서 버리려고…. 보일러고 뭐고 다 처져서 돌아가지도 않아요. 육지서 수리해주겠다고 온다고 해서 기다리는데…”

남은 주민 몇몇은 연평도 뒷산에서, 지난 23일 세상을 뜬 송납재(87) 할머니의 발인을 지켜봤다.

송 할머니는 “살아도 연평도에서 살고 죽어도 연평도에서 죽겠다.”며 주변 만류에도 앰뷸런스에 몸을 싣고 지난달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눈물을 훔치며 장례식을 지켜보던 주민은 “몸이 약한 어르신들이 찜질방 생활을 하면서 탈이 났다. 할머니도 그래서 돌아가신 것”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훔치지만 지금 연평도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정부도 정치권도, 모두가 그렇게 이날의 악몽을 기억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한파와 구제역, 물가인상 등 눈앞에 놓인 현안들에 묻혀 연평도는 잊은 듯하다.

봄과 함께 우리의 관심을 기다리는 연평도의 오늘, 28일 오후 7시30분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의 ‘TV쏙 서울신문’에서 방영한다.

글 / 서울신문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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