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틀 무렵 해발 500미터 중부전선 최전방엔 새해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의에 전투복, 방한복까지 4~5벌의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소초장의 지시에 따라 경계근무에 나섭니다. 영하 25도를 넘나드는 혹한 속.
철책 넘어 북녘 땅이 보이는 최전방은 고요함 속에 긴장감이 팽팽합니다.
혹시 모를 적의 침입에 대비해 철책을 두드려보기도 하고, 통행로에 이상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합니다.
이곳 소초장인 김동녕 중위는 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확립하고 있으며, 북괴군에 가슴팍에 총칼을 박겠다는 각오로 완벽한 GOP(general outpost) 경계 작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극심한 추위로 인한 배터리 방전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차량에 시동을 걸어주기도 하고, 식수탱크가 얼지 않기 위해 수시로 확인 합니다.
근무를 마치고 온 장병들은 새해 떡국을 먹으며 덕담을 나눕니다. 식사를 한 후 소초장의 지시에 따라 각 소초별로 합동차례를 지냅니다. 조촐한 차례 상이지만, 술도 따르고, 절까지 올리고 나니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된 김재준 이병은 군에서 처음 보내는 설이라 참 남달랐고, 좀 있으면 100일 휴가를 나가 부모님 본다는 생각에 한껏 고무돼 있습니다. 또한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신충호 병장은 올해 설은 부대에서 차례를 지내지만, 내년 설은 부모님과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건강히 제대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대한민국 최대의 명절 설. 긴 연휴를 즐기는 느긋함은 없지만, 우리 국군 장병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철통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습니다. 서울신문 성민수입니다.
서울신문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