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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조준경 업체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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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의 오차도 No!'

 

“해적 중 한명이 RPG-7을 최영함 쪽으로 겨냥하는 것을 식별하고 조준사격을 실시해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만일 한발이라도 우리 쪽으로 날아왔다면 아군 피해도 상당했을 것이다.”(청해부대 저격수 박모 중사 수기 中)

지난 1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를 구출하는 데 청해부대 저격수의 숨은 공로가 있었음이 수기를 통해 알려졌다.

초당 수십 발을 발사하는 기관총과 달리 한 발, 한 발로 적을 제압해야 하는 저격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 이를 위해 저격수들은 수많은 사격 훈련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저격용 소총이나 고배율 조준경 등 고가의 전문 장비들을 사용한다. 저격용 소총의 경우 아직까지 국산 장비가 개발된 적이 없지만 조준경의 경우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을 만드는 국내 업체가 있다.

경남 마산에서 광학장비를 제작하고 있는 성우공업.

저격수들이 사용하는 여러 장비 중에서도 핵심인 조준경은 정확한 사격을 위해 총에 부착하는 일종의 망원경을 말한다. 조준경은 단순히 근거리에서 빨리 목표를 겨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배율 조준경에서부터 수㎞ 떨어진 목표도 또렷하게 보여주는 24배율 조준경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일반 망원경과 저격용 조준경의 차이점은 정밀함과 내구성이다. 망원경과 달리 조준경은 총 위에 부착하는 까닭에 크기나 형태가 제한되고, 총알이 발사될 때의 강한 충격과 진동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많게는 십여 장의 렌즈가 들어가는 데다 최근에는 줌(Zoom) 기능, 조준선 발광 기능 등이 포함되면서 구조가 더욱 정밀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상호 개발이사는 “우리 제품은 10~15년 경력의 숙련된 기술자들이 제작한 것으로, 우수한 내구성, 내충격성, 방수 성능을 지녀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조준경 일부는 미군들이 애용하는 메이커 중 하나인 미 부쉬넬(Bushnell)사에 ODM(제조업자 설계생산 방식)으로 납품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육군으로부터 차기 전술 조준경 연구를 의뢰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업체가 처음 조준경 제작에 뛰어든 1973년에는 국내의 부족한 수요와 인식 탓에 해외 시장에서 유수의 조준경 메이커들과 기술 경쟁을 하며 활로를 개척해야 했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덕분에 세계 수준의 제품을 개발, 생산할 수 있었고 지난 2002년에는 1800만달러, 당시 환율로 약 216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인수, 합병 등을 거치며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해 다시 42억원 어치를 수출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영향으로 우리 군에서도 일선 병사들에게 조준경 지급을 준비하는 등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김용태 대표이사는 “현재 전량 수출되고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 군이나 경찰 특수부대 등에 조준경 납품을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최영진기자 zerojin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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