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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초등학교 무상급식 실시

서울시내 초등학교 무상급식 실시

입력 2011-03-02 00:00
업데이트 2011-03-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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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지 않았다. 우린 왜 무료 급식을 못 먹게 하는지 모르겠다. 누구는 돈 내고 먹고, 누구는 아니고?. 진짜 나빴다.”(금옥초교 6학년 3반 김형운 학생)

새학기 개학 첫날인 2일 정오 무렵, 서울시 초등학교의 급식소는 유난히 시끌벅적했다. 환호와 불만이 뒤섞인 분위기가 급식소를 가득 메웠다. 이날부터 무료급식을 하게 된 1~4학년들은 환호했고,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하는 5~6학년생들은 불만을 표했다.

서울 성동구 금옥초등학교 급식소. 2·3·4학년 순으로 줄을 서서 배식을 받았다. 무상급식 첫날, 첫 메뉴로 찹쌀현미밥, 배추된장국, 삼치 간장구이, 오이 달래무침, 총각김치가 나왔다. 아이들은 급식을 받자마자 먹기 시작했다. 밥과 반찬이 한 입 가득 차있어도, 떠드는 소리는 왁자지껄했다. 밥맛이 없어 깨작거리는 아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3학년 윤영삼(9)군은 “이전 급식도 맛있었지만 오늘 급식이 더 맛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같은 반 서현수(9)군은 “내가 봤을 때는 달라진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같은 맛이다.”고도 했다. 4학년 위소연(10)양은 “무료급식이어서 기대된다.”면서 “가계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어머니가 무척 좋아하신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5~6학년생들의 입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6학년 김형운(12)군은 “누가 이렇게 시켰나. 밥도 반찬도 다 똑같은데, 누구는 무료로 먹고, 누구는 돈내고 먹고?. 이건 수업시간에 배운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금옥초 급식소를 방문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기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라며 ‘친환경 무상급식’ 시작을 알렸다. 그는 “학부모님 부담을 경감하는 일입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성과이자 발전이고, 역사적인 민주주의의 작은 축제입니다.”고 말했다. 이 때 5~6학년생 얼굴에는 아쉬움이 물씬 배어났다.

반쪽짜리 무상급식에 대한 불만은 5~6학년생 학부모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두 딸이 금옥초교에 4학년과 6학년에 다니는 윤지현(38·여)씨는 불만이 더했다. 윤씨는 “6학년인 딸의 월 급식비로 4만 8000원(우유 포함)을 내고 있는데, 내년이면 두 딸의 급식비를 모두 내야한다.”면서 “교육감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면 전면적으로 해야지 1~4학년까지만 하는 것은 생색내기”라고 질책했다. 그는 “저소득층만 무상급식을 할 때는 ‘저 아이 공짜밥 먹는다.’고 뒷전에서 손가락질도 하곤 했다는데, 그런 폐단을 없애려면 전 학년 차별을 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처음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한 다른 초등학교의 분위기도 금옥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무상급식이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예산 부족 때문.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1~3학년생까지 지원할 수 있다. 4~6학년생은 각 구청이 지원해야 바람직하지만, 예산 편성이 제대로 되지않아 일부 구청들이 4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지원하는데 그치고 있는 것이다. 송파구 문덕초교의 경우 시교육청이 지원하는 1~3학년생까지만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강남·송파·서초구 등 일부 구에서는 4학년조차 무상급식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교육청과 지자체의 예산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반쪽짜리 급식’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영준·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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