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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돕는 이덕화 “혼자 살다가 고독사하는 노인 더 이상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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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덕홥니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전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좀 이상하죠? 마음에 안드는데, 다른 톤으로 한번 더 합시다.”

지난달 24일 서울 동교동의 한 녹음실에서 귀에 익숙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국민탤런트’ 이덕화씨. 보건복지부의 독거노인 안부전화 사업인 ‘사랑잇는 전화’에 ‘목소리 봉사’로 참여하는 이씨를 만나 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고령화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들어봤다.



“부탁해요~.” 이덕화 이름 석 자를 들으면 그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귓전에 울린다. 이씨가 이날 녹음실을 찾은 이유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콜센터의 안내멘트를 녹음하기 위해서다. 콜센터(1661-2129)로 전화를 걸어오는 노인들은 친숙한 그의 목소리와 함께 원하는 서비스를 소개받게 된다.

이씨는 스스로를 “봉사라는 개념조차 몰랐던 사람”이라며 “내가 가진 작은 재능(목소리)을 나누는 것 뿐”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연예인 봉사단체인 ‘100인 이사회’가 지난해 출범했는데, 최수종씨가 여기에 같이 동참하지 않겠느냐고 제의를 해왔어요. 솔직히 봉사의 뜻도 모르고, 남의 일에 시선을 돌릴 경황도 없이 살아왔지만 봉사를 굳이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눔행사에 제가 못 나갈 때는 다른 사람이 하고, 사람이 없으면 또 제가 하면 되고?. 독거노인 사업도 큰 부담감이나 가식 없이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나눔의 의미도 모른다.”며 애써 자신을 낮췄지만 이번 ‘목소리 봉사’의 배경에는 노인세대를 바라보는 이씨의 애틋한 마음이 있었다. 30년 전, 자신이 탄 오토바이가 버스와 충돌하는 대형 사고로 그가 죽음 직전까지 갔던 일은 잘 알려진 사실. 3년여 동안 병실에 누워 지내던 그는 당시 옆 병실에 입원 중이던 선친인 영화배우 고(故) 이예춘 옹의 임종을 바로 곁에서 지켜봐야 했다. 당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를 여유도, 능력도 없던 그에게 물심양면의 도움을 줬던 이들이 바로 선배 배우들이었다.

“2년 전부터 한국영화배우협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잘할 수 있을지도 고민스럽고, 부담도 됐지만 지금은 노인이 된 선배들에게 선친의 장례식 때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는 일이라고 생각해 회장직을 맡았죠. 요새 드라마 촬영장엘 가면 제가 최고령인데, 배우협회 가면 제가 제일 어려요. 한분, 한분 인사하느라 머리를 들 수가 없죠. 이런 모습이 고령화 사회의 한 단면이겠죠. 그런데 선배님들 생활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습니다. 이 분들 때문에 지금 한국영화가 있고, 드라마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겉보기에 화려한 배우들의 노년이 이렇게 어려운데 다른 일반 노인들의 삶은 어떻겠습니까. 어렵게 살다 돌아가신 분들 소식 들으면서 죄책감까지 느낍니다.”



그는 젊은 세대가 고령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젊은 배우들에게 ‘흔적도 없이 앞서 살아온 분들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늘 강조한다.”면서 “혼자 살다가 고독사하는 노인들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제 앞으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전화하는 전국의 노인들은 매일 이씨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이씨는 다시 한번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꼼꼼히 살핀 후 녹음실을 나섰다. 그는 작은 봉사라고 했지만 그 울림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그는 “작은 참여지만 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응원하며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글 / 서울신문 안석기자 ccto@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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