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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병역을 거부하나?” 사법연수원 출신 첫 거부자 백종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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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을 나온 변호사로는 양심적 병역거부 1호로 기록될 백종건(26)씨. 그는 지난달 11일로 지정된 입대 날짜에 훈련소에 입대하지 않았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그는 총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종교적 이유 때문에 병역을 거부한 것이다.불과 4주의 군사 훈련만 받으면 제대를 하고 3년의 공익 법무관 의무복무를 마치면 촉망 받는 변호사의 길이 활짝 열리는데도 말이다.주변에서도 병역 거부를 말렸지만 그는 병역 거부에 따른 재판과 기소,실형의 길을 택했다. 실형을 받으면 최소 5년간 변호사를 할 수 없게 된다. 재판 과정까지 포함하면 7년 정도는 변호사 일이 불가능하다. 어떤 심경일까.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1월 사법연수원을 수료하셨어요. 수료자중 병역미필 남성이라면 보통은 법무관으로 가게 되는데 입대 날짜를 넘겼다면서요?

-네. 저의 신념과 양심에 비추어 저는 무기를 드는 군사훈련을 받을 수 없어 입영을 하지 않았습니다.

 

병역 거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어떠셨나요?

-제 양심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많이 했습니다. 또한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학교나 대부분의 책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는 우리 헌법상 당연히 인정되어야 한다고 배웠던 것도 저의 결정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법연수원 동기들이나 주변에선 뭐라고 하던가요?

-생각보다 대다수의 반응이 따뜻해서 격려가 많이 되었습니다.

변호를 맡아주겠다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지금 군법무관으로 입대하여 훈련받고 있는 연수원동기들도 연락이 와서 힘내라고 격려를 해주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사법연수원 교수님들께서 진심어린 조언과 격려를 많이 해주셨는데, 대부분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에 대한 대안책으로 대체복무제도의 필요성을 공감해주시고, 기소가 되면 위헌법률제청신청을 꼭 해보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된 것 같다고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병역을 거부하면 검찰이 기소하고 재판을 거쳐 실형을 살게 되는데요, 예정된 수순을 알면서도 법조인을 택한 이유가 뭔가요?

-사실, 모든 사람은 각자 꿈이 있고, 저 역시 어려서부터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헌법재판소에서 내리는 결정이나 입법부나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제가 일정기간 실형, 그리고 그에 더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꿈과 신념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아직 법조인으로서 이러한 문제의 당사자로 직접 직면한 사람이 없었던 만큼, 저를 통해 선배 법조인분들에게 이 문제가 정말 심각하고, 단순한 병역기피자가 아닌 진지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한국 사회에서 병역거부자에 대한 시선을 견디기 쉽지 않을텐데요?

-사실 좀 안타까운건 남북문제의 특수성에 더해서, 병역거부자들을 병역기피자로 오해하면서 그런 반감이 생기는 측면이 있다는 것인데요, 병역거부자는 병역기피자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의무를 회피하거나 편한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광복이후로 1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문제로 수감되거나 죽임을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들은 더 힘든일이라도 좋으니 봉사할수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지요.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는 사실 충돌보다는 조화로운 해결이 가능하고 그것이 국익에도 부합합니다. 세계각국사례들, 특히 징병국가의 예를 보더라도,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충분히 확보해서,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하는 대체복무를 마련하는건 분명 가능합니다. 지금도 4주 기초군사훈련을 전제로 하긴하지만 의무소방, 공익근무요원, 전문연구요원 등의 대체복무제도가 존재하고, 심지어 작년부터는 기초군사훈련없는 공익근무요원 제도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교도소 대신, 병역의무만큼 또는 그 이상의 부담을 지우는 대안을 제시하는건 가능합니다. 국가와 사회가 그런 대안을 마련해준다면 저도 충실히 그 의무를 이행하고 싶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이자 인권위원회 이사국으로서,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이 모두 해결한 이 문제를 이제는 우리도 해결하는 것이 가위상에도 걸맞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요?

-병무청으로부터 고발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아직 경찰에서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저와 같은 공익 법무관들은 3월 중순부터 법무부에서 교육을 받고 4월부터 전국 법률구조공단 등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게 되는데, 고발 여부와 상관없이 저도 봉사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을지 찾아보려고 합니다. 이후 고발되어 기소되면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여 헌법재판소에 이 문제의 헌법적 판단을 요청해볼 계획입니다.

물론, 개인적 바램으로는 전국 6개 법원에서 이미 올려놓은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관한 위헌제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따라 저 역시 제 신념을 보호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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