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시작된 전시대비 한미연합훈련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파견된 미 육군 스트라이커 부대의 훈련현장이 공개됐다.
7일 경기 포천의 승진훈련장. 아직 지난겨울에 내린 잔설이 남아 있을 만큼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는 이곳에 수많은 국내외 취재진이 모였다.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투입되는 미군 전력 중 하나인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키 리졸브/독수리연습 현장이 이날 공개됐기 때문이다.
오후 12시가 넘자 취재진이 모인 산 중턱의 전망대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훈련장에 낯선 장갑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쪽 당 4개씩, 양쪽 합쳐 8륜이 인상적인 ‘M1126 스트라이커’(Stryker) 장갑차였다.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냉전의 종식과 함께 국가 간의 전쟁과 같은 대규모 충돌보다는 국지적인 소규모 분쟁이 빈발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장륜식(裝輪式) 장갑차다.
이 장갑차는 강력한 화력과 두꺼운 장갑보다는 높은 기동성을 갖도록 설계됐으며, 병력과 탄약, 연료를 가득 채운 전투중량이 17t에 불과해 ‘C-130’ 같은 중형 수송기로도 충분히 실어나를 수 있다. 덕분에 스트라이커 장갑차들로 구성된 미 육군의 ‘스트라이커 전투여단’(SBCT)은 전 세계 어디든지 96시간, 불과 나흘 만에 투입되는 신속전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날 공개된 스트라이커 장갑차 역시 미국 본토의 워싱턴주에 주둔하고 있다가 키 리졸브/독수리연습 시작과 함께 한국에 파견됐다.
훈련에 나선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모두 4대로 편제상 소대급에 해당한다. 4대의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서로 엄호하는 대형을 유지한 채, 가상 적진을 향해 총탄을 퍼부으며 신중히 전진했다. 순간 한 대가 앞서 나가는 듯싶더니 차량 뒤쪽의 출입문을 내리고 병사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장갑차들은 연달아 12.7㎜ 중기관총과 40㎜ 고속유탄포를 퍼부으며 하차하는 병사를 엄호했다. 병사들이 인근 산기슭과 흙구덩이로 몸을 숨기자 또 다른 장갑차에서 병사들이 쏟아져 나와 먼저 내린 병사들의 엄호를 받으며 신속히 몸을 숨겼다.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지는 긴밀한 팀워크였다.
잠시 뒤 여기저기 흩어진 병사들이 적진을 향해 일제히 총탄을 퍼붓자 아시아에서 가장 넓다는 승진훈련장을 요란한 총소리가 가득 채우면서 훈련은 막을 내렸다.
경기 포천 =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