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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의 시사 콕…막장 드라마보다 더한 상하이 스캔들

진경호의 시사 콕…막장 드라마보다 더한 상하이 스캔들

jade@seoul.co.kr 기자
입력 2011-03-11 00:00
업데이트 2011-03-1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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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의 세상 보는 시각을 함축한 '진경호의 시사 콕'입니다. 이번 주는 ' 진경호의 막장 드라마, 많이들 보시는지요. 남녀 서너명이 이리저리 얽혀서 죽네 사네 하며 벌이는 불륜 행각을 주로 다룹니다. 삼각관계는 기본이고, 사각관계 그 이상도 종종 등장합니다. 복잡하죠. 그런데 재미는 있는 모양입니다.

이런 막장 드라마조차 혀를 내두를 희대의 사건이 중국 상하이 한국 총영사관에서 벌어졌습니다. 전·현직 영사들이 앞다퉈 한 중국 여성과 친분을 맺었고, 일부는 부적절한 관계로까지 나아간 모양입니다. 여성은 한 명인데, 등장하는 한국 남성은 알려진 것만 7명입니다. 지난 9일자 서울신문 1면에 실린 세 컷의 사진을 보면 활짝 웃는 표정하며, 얼굴을 맞대다시피 한 자세하며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간도 쓸개도 다 빼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습니다.

한국인 남편에다 자녀까지 둔 서른 세살의 이 여성, 덩신밍에게 법무부와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에서 나간 영사님들은 각종 정부 기밀자료를 덥석덥석 넘겨줬다고 합니다. 이 중에는 대통령 부인 뿐 아니라 2007년 이명박 대선후보 진영의 정치인 200여명의 휴대전화 번호도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록도 있었다고 합니다.

남편조차 내 아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했을 만큼 신분이 베일에 가린 이 여성에게 우리 외교관님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많은 기밀을 넘겨준 것일까요. 대체 이 여성과 어떤 관계였길래 같이 근무하는 영사들끼리 싸움박질을 하고 다시 괴롭히면 손가락을 잘라 바치겠다며 각서까지 썼을까요.

상하이 한국영사관에서는 덩신밍이 중국 고위층 면담처럼 어려운 민원을 해결해줬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옵니다. 마치 이 여성과 일종의 외교적 거래라도 해왔다는 툽니다. 변명 치고는 참 군색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이들에게 나라 외교를 맡기고, 문제가 터진 뒤에도 사건을 적당히 덮으려 했던 정부 당국에 화가 납니다. 잘 나가는 외교관님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이 막장 드라마, 그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서울신문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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