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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18구밖에 수습하지 못했지만…” 대지진 현장 다녀온 최종춘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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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25일 오후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출국해 동일본 대지진 현장에서 인명 구조 및 시신 수색 활동을 하고 돌아온 최종춘(43) 중앙119구조대 소방장에게서 현지에서의 체험을 들었다.

처참한 재난 현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가 가장 늦게 빠져나온 정부 긴급 구조단의 일원으로 지난 23일 귀국한 최 소방장<서울신문 3월 19일 자 3면>은 진한 아쉬움이 남은 듯했다. 이번에 파견된 105명의 구조대원 중 가장 많은 65명을 파견한 중앙119구조대 소속인 최 소방장은 “해외 파견 13차례 만에 처음으로 군 수송기를 이용하고 귀국 후 종합검진을 받는 등 우리의 국제 구호 체계가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존자를 한명도 구하지 못하고 시신 18구밖에 수습하지 못해 예산 낭비 시비가 일고 있는 데 대해 "두 나라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볼 때 우리의 노력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5년 소방관으로 첫발을 내디딘 최 소방장은 지난해 한 정유사가 주관한 최고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돼 ‘제야의 종’ 타종에 나서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에 처음으로 군수송기를 이용해 재난 현장에 다녀왔는데 무엇이 달라졌나.

-일본 포함해 13차례 해외 파견됐는데 항상 아쉬웠던 점이 민항기를 이용할 때 구조장비를 충분히 가져갈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군수송기 3대에 구조대원과 장비,식량과 유류까지 모두 싣고 가 현장에서 부족함 없이 활동할 수 있었던 게 달라진 점이었다.

 

일본에서의 구조나 시신 수색 활동을 어떻게 하셨는지 간단히 설명해달라.

-구조견이 먼저 투입돼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를 맡아 움직이지 않는 사람을 탐지해 신호를 보내면 매몰자 탐지기가 들어간다. 그 다음에 갇혀있는 사람이 확인됐을 때 구조 작업에 들어간다. 그래서 사실 구조 작업보다 수색 과정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든다.

 

아이티 등 재난 현장을 많이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일본은 어떤 상황인지.

-지금까지 출동한 재해 현장은 대부분 지진 현장이었는데 최소한의 생존 공간 확보가 가능한데 (동일본 대지진의) 쓰나미는 높이 10 m에 강속의 물이 치고 들어오면서 생존 공간을 메워버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생존자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지금까지도 생존자를 구했다는 소식은 거의 없고 몇명만 (구했다는 얘기가) 들려오는데 쓰나미 재해의 특성인가 싶다.

 

수색 활동을 하면서 일본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반응은.

-처음 출동한 곳이 센다이시 가모 지구란 곳인데 가장 피해가 극심한 지역이어서 일본 정부가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 곳이었다. 가재도구를 챙기려 들어온 주민들마다, 한 사람도 빠짐 없이고마워했다. 니가타로 이동했을 때도 지역구의 중의원이 찾아와 사의를 표명했고 언론에도 소개돼 ‘한국 구조대가 가장 먼저 도착했고 가장 나중까지 구조활동을 했다’는 점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더라.

 

2주 예정으로 갔는데 일찍 돌아온 것도 일본 정부 요청에 따른 것 아니었나요. 아쉬운 점 많았겠다.

-가장 큰 아쉬움은 119구조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생존자를 구하러 간 것인데 쓰나미 특성으로 생존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2주 계획을 잡고 갔는데 쓰나미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나면서 생존자를 구조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일본 정부도 구조 작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어 니가타 현으로 이동했다가 귀국하게 됐다.

 

재해에 대처하는 일본의 시스템, 일본인들의 태도에서 어떤 점을 배웠나.

-식수와 유류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구조단도 국내에서 항공 이송해 사용했다. 그런데 기름을 사려고 주유소에 1km씩 줄을 섰는데 한 사람도 아우성을 치지 않고 어떤 소요 사태도 목격할 수 없었다. 그토록 일본 국민들은 침착함을 유지했고 원전의 방사능 공포까지 언론에 보도됐지만 정부 발표를 철석같이 신뢰한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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