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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봉의 재발견’으로 어쿠스틱 열풍, 종로 낙원상가에는…

‘세시봉의 재발견’으로 어쿠스틱 열풍, 종로 낙원상가에는…

huimin0217@seoul.co.kr 기자
입력 2011-04-01 00:00
업데이트 2011-04-0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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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1970년대 통기타 음악의 산실인 ‘세시봉’이 재조명되고, 문화계의 주류인 10~20대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유·장재인 등 통기타로 노래를 부르는 젊은 가수들이 주목받으면서 어쿠스틱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 최대의 악기상가인 낙원상가는 요즘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통기타를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낙원상가에 있는 기타 상점은 모두 200여곳. 주말이면 이곳 악기상에서 2000대에 가까운 기타가 팔려나갈 만큼, 어쿠스틱을 향한 열기는 뜨겁다.

기타를 사려는 이들의 연령이 다양해졌다는 점이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 고사리손으로 기타를 만지려는 초등학생부터 향수에 젖어 기타를 다시 치고 싶어하는 70대 할아버지까지, 어쿠스틱 문화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대학생 이지윤(21)씨는 "요즘 텔레비전에서 아이유나 장재인처럼 통기타 열풍이 불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걸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기타를 사러 왔다."고 말했다. 악기점 주인 이동춘(42)씨는 "손님들이 상당히 많아졌고 매출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0%까지 늘었다."라고 흔감해 했다.

호황을 누리는 곳은 악기상가 뿐이 아니다. 광화문에 있는 한 라이브카페에서는 월~금요일 밤 9시부터 1시간 동안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는데 손님들의 호응이 뜨겁다. 통기타 선율에 실려온 추억의 올드팝을 즐기던 손님들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종이 쪽지에 신청곡을 적어내면 가수가 노래를 들려주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대학생 박병관(21)씨는 "전에는 어머니 세대의 음악을 좀처럼 접할 수 없었는데 요즘은 텔레비전에서도 많이 나오고 자주 듣게 되니까 통기타 라이브 카페를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수근(45)씨는 "대학 다닐 때 통기타 음악 들으면서 맥주 마시는 즐거움이 컸는데 지금은 회사 생활 틈틈이 도심에서 이렇게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은 통기타와 함께 한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흡족해 하고, 젊은층은 비슷비슷하기만 한 대중가요에서 벗어난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음악은 언제나 현재 유행하는 것과는 반대의 흐름으로 가려는 경향이 있다. 빠르고 시끄러운 대중음악과 반대로 차분하고 잔잔한 통기타를 중심으로 한 어쿠스틱 열풍은 이러한 음악적 특징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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