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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상 축산경제연구원장 “그래도 우리 축산업에 희망은 있다”

노경상 축산경제연구원장 “그래도 우리 축산업에 희망은 있다”

입력 2011-04-15 00:00
업데이트 2011-04-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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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돼지 농가를 찾은 서울신문 기자들은 오늘 축산농가의 현실이 얼마나 암담한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부도 대책을 세우고는 있겠습니다만 현장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 지, 앞으로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 지, 한국축산경제연구원 노경상 원장에게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8일 오후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의 대담 내용.

 

우리 축산업이 기로에 놓였다는 분도 계시고, 이참에 축산업과 축산환경을 선진국형으로 개선해보자는 지적도 있습니다.

- 저는 이 기회에 선진국형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이번 구제역으로 개별 축산 농가 입장에서는 자기가 키운 소·돼지를 모두 묻어버린 경우도 있고, 축산업계 전체로 보면 생산 기반이 붕괴된 상황입니다. 이런 충격이 다시 오면 안된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좋은 시점에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종 농업과 축산이 어우러지는 ‘환경 친화형 경축 순환농업’이 우리에게 다가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환경형 경축 순환농업으로 가야 한다고 하시는데, 어떤 건지요?

- 땅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경종 농업인데, 화학비료를 많이 쓰다 보니 땅심이 떨어졌습니다. 더불어 작물의 내병성(질병에 견딜 수 있는 힘)이 떨어졌습니다. 농약을 더 많이 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잘 발효된 가축 분뇨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키운 작물을 안심하고 소비하고, 여기서 나오는 사료작물을 축산에 주어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자원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축산도 경종도 서로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자원 순환형, 경축 순환농업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에 따라 주요식품의 자급목표를 세워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 쌀 외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도 자급률을 관련법에서 5년마다 한 번씩 정하도록 해놓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정부가 아직 발표를 못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해서 축산업의 목표를 정부가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을 보니 축산 농가의 시름이 큽니다. 먼저 양돈부터 짚어보면, 보상문제, 재입식 반대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적정두수 얘기가 나오던데요.

- 일부 환경론자들이 돼지 악취, 분뇨 오염 등을 이유로 적정두수를 맞춰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적정두수를 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급률이 나오고, 그 자급률에 따른 총 두수, 그 두수와 현 사육두수의 차이를 따져서 적정두수가 많다 적다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 문제를 사육환경, 시장전망, 환경문제 등을 고려해서 정부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돈 농가의 조속한 재기를 위해 정부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요.

- 우선 이번 구제역이 퍼진 원인이 된 방역대책을 전면 개편하고, 양돈산업이 선진화로 가야 합니다. 선진화를 위해 축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기준, 정부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분뇨에 대해서도 정부와 양돈 농가는 어떻게 할 지 문제가 따르고,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양돈 농가가 의식을 전환해서 선진화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한우 농가도 고통 받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공급과잉 상태라 역시 두수를 줄여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어떤 의견이신가요.


- 소 값이 떨어지는 것은 구제역 때문이 아니라 두수가 많아서라는 일부 학자의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쇠고기 자급률이 43% 전후인데, 그렇다면 나머지 50% 이상이 수입쇠고기를 먹고 있다는 의미 아닙니까. 우리나라가 국내산 쇠고기를 더 많이 공급할 여력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소 사육 두수가 공급과잉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축산업의 미래, 희망은 있는 것이지요.

- 물론 있습니다. 얼마전 우리 농업을 성장산업으로 육성시키겠다는 발표도 있었는데, 이를 위한 동력은 축산에 있습니다. 축산의 생산량이 과거에는 적었는데, 최근에는 농업 생산의 40%를 육박합니다. 농촌경제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경종농업보다 더 많이 갈 것이고, 국내 축산 수요도 늘어난다면 농업을 이끄는 것은 축산이 될 것이고, 여기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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