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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의 시사 콕-재보선과 ‘못 믿을’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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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의 고정 코너인 ‘진경호의 시사 콕’은 재보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판단 능력을 흐리게 만드는 여론조사에 대해 다룹니다. 다음은 전문.

 

여론조사한다며 걸려오는 전화, 한번쯤 받아보셨을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강원도 주민과 경기도 분당, 경남 김해에 사시는 분들은 엊그제까지도 이런 전화에 많이 시달리셨을 듯 합니다. 대통령 후보까지도 여론조사로 정하는 나라인 걸 보면 여론조사 만능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4·27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예외가 아닙니다. 언론에서 연일 각 당 후보 지지율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데 이 여론조사를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어느 조사에서는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앞섰다 하고, 이튿날 다른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앞섰다 합니다. 박빙의 접전이다보니 그럴 수 있다 생각하면서도 석연치가 않습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 믿을 수 있나, 대체 어느 조사 결과를 믿으란 말인가, 이겁니다.

 

이런 의문은 여론조사의 실태를 들여다보면 더 커집니다. 나름대로 정확한 여론을 뽑아내려 노력한다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습니다. 조사 방식의 한계 때문입니다. 표본 1000명을 성과 연령, 학력, 소득, 지역 별로 고르게 추려내야 하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짧은 시간에 전화로 묻다보니 각 계층을 고루 표본에 담지 못합니다. 10% 안팎에 불과한 낮은 응답률도 부실조사를 키웁니다.

 

엉터리 여론조사, 안 보고 안 믿으면 그만입니다. 한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누가 앞서간다 싶으면 그 후보에게 표가 더 몰리는 게 우리 선거 현실입니다. 이른바 밴드웨건 효괍니다. 여론을 그냥 드러내 보이는 차원을 넘어 여론조사가 여론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쯤 되면 부실 여론조사를 그냥 이대로 내버려둬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두 가지가 필요한 듯 합니다. 첫째는 유권자의 소신입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어떻든 후보의 면면을 꼼꼼히 따져보고 내 소신에 따라 투표하는 유권자의 양식 말입니다. 둘째는 언론의 각성입니다. 이것저것 살필 것 없이 그저 지지율 하나만 따지는 경마식 보도, 이제 바꿔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이번 보궐선거에서만큼은 여론조사 탁 덮어두고 각자의 소신에 따라 투표하는 유권자가 돼 보는 것 말입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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