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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의 시사 콕-G20국회의장회의 열긴 하지만…

진경호의 시사 콕-G20국회의장회의 열긴 하지만…

입력 2011-05-20 00:00
업데이트 2011-05-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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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의 ‘핫 코너’인 ‘진경호의 시사 콕’은 19일 개막한 주요선진(G)-20 국회의장회의를 주최하는 우리 국회에 보내는 곱지 않은 시선을 다룹니다. 다음은 전문.

우리 국회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의회로 꼽힌 적이 있습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불과 3년 전 일입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세계에서 가장 무질서한 의회’ 5곳을 선정하면서 우리 국회를 첫 손에 꼽은 겁니다. “의회 드잡이에서 한국은 세계의 리더다”…이런 조롱을 곁들여서 말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국회는 할 말이 없어 보입니다. 주먹이나 망치로 쟁점을 해결하는 ‘격투기’가 종종 펼쳐진다는 포린폴리시의 비아냥을 반박하기 힘들 겁니다. 본회의장 점거에다 날치기, 멱살잡이는 지금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런 우리 국회에서 엊그제 G20 국회의장 회의가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브라질 등 G20 회원국을 비롯해 모두 26개 나라에서 의장단이나 의회 대표단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입니다. 지난해 G20 서울 정상회의에 이어 대한민국 외교의 새 지평을 여는 회의로 평가될 만합니다. 회의에서는 국가 교역의 불균형 문제와 테러 대책 등 지구촌 현안을 논의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습니다만 모쪼록 인류에게 보다 나은 내일을 선사할 회의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좀 걱정스럽기도 하고 회의가 들기도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우리 국회입니다. 안 그래도 지금 여론은 우리 국회가 이런 회의를 열 자격이 있느냐, 힐난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걸핏하면 멱살 잡고, 성희롱한 의원 감싸기에 급급하고, 자기 배 불리는 입법에 골몰하는 우리 국회가 이런 국제회의 한번 한다고 달라지겠느냐는 겁니다.

내년 4월엔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습니다. 18대 국회의원들 일 할 시간, 몇 달 안 남았다는 얘깁니다. 한데 여야는 한 ? 미 FTA 비준안 등을 놓고 또 다시 멱살 잡을 태세입니다. 걱정입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번 G20 의장회의를 통해 세계에 ‘한류 태풍’을 일으키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설마 ‘격투기 의회’를 수출하겠다는 말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우리 국회는 한류 수출에 앞서 수입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바로 선진의회 수입입니다. 선진의회가 뭔지부터 배워야 합니다. 남은 기간 더 이상 나라 망신시키는 국회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18대 국회의원들이 어물전의 꼴뚜기로 남아서야 되겠습니까.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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