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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의 시사 콕-웬 반값 등록금? 호랑이 등에 올라탄 한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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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의 고정 코너 ‘진경호의 시사 콕’이 반값 등록금 논란을 짚었습니다. 다음은 전문.

 

반값 등록금…, 듣는 것만으로도 참 반가운 말입니다. 한해 천만원을 넘나드는 대학 등록금을 뚝 떼어 절반으로 낮추겠다니, 이런 통큰 정책이 없습니다. 무상급식은 저리가라 싶을 정돕니다. 더구나 집권당 원내대표가 꺼내들었으니, 뭐가 되지 않겠나 싶어 기대도 됩니다.

 

한데 요 며칠 정부와 여당의 움직임을 보면 영 미덥지가 않습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은 접어두고라도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그 내용이 없습니다. 화두를 던진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말은 어안을 벙벙하게 만듭니다. 대책도 없이 대책을 내놨다, 이렇게 들립니다.

 

결국 문제는 돈입니다. 정부 재정으로 등록금 부담을 낮추려면 한해 예산만 많게는 7조원까지 더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세금을 더 내거나, 다른 재정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얘깁니다. 주머닛돈이 쌈짓돈이 될 판입니다. 파격세일 운운하면서 결국 받을 거 다 받는 얄팍한 상혼과 다를 바 없습니다.

 

기왕 문제를 꺼내든 이상 한나라당은 당운을 걸고 해법을 찾아야 할 겁니다. 정부도 좀더 적극적으로 대책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전국의 사립대학들이 쌓아놓고 있는 재단 적립금은 무려 10조원에 이릅니다. 그런가 하면 학생들 가르치는 건 뒷전이고 오로지 등록금에만 목을 매단 부실대학들도 적지 않습니다.

 

논의의 출발점은 바로 이런 왜곡된 교육 현실이 돼야 합니다. 교육 기회를 넓히되 대학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 막대한 재단 적립금을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노력도 좀더 필요합니다. 반값 등록금 정책이 교육장사에만 목을 맨 부실대학들을 먹여 살리는 꼴이 돼서도 안 됩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 대학, 그리고 국민이 머리를 맞대면 솔로몬의 지혜,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반값 아파트 같은 선심공약을 숱하게 봐 온 국민입니다. 기름값 내리겠다, 통신요금 내리겠다 말은 많았지만 무엇 하나 시원하게 해결된 게 없어 짜증나는 국민입니다. 한나라당은 지금 호랑이 등에 올라탔습니다. 등록금 인하, 그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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