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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특집 - ‘이 판국에 또 원전?’ 커지는 반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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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뉘엿뉘엿 기울던 지난 1일 오후, 강원도 삼척시 남양동 척주로에 40여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이들의 다른 손에는 ‘원전유치 즉각철회’, ‘핵발전소 결사반대’라고 적힌 피켓 등이 들려 있다. 매주 수요일에 모여 원전 반대를 외친 지 벌써 여덟 번째인데 3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이 이곳을 찾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달 말 삼척과 경북 울진·영덕 등 3곳 중 두 곳을 새 원전 부지로 선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한 뒤로 원전 공포가 확산되면서 원전 후보지 주민들이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신지연(38·주부)씨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삼척 주민들의 대부분은 원전 유치에 반대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도 좋지만 그보다는 다음 세대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삼척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준남(51·농업)씨는 “원전이 들어오면 농산물 값이 떨어지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긴다. 지역경제가 활성화할 거라고 하지만 일본의 예를 보더라도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데 단순히 보상금 받자고 찬성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원전유치 백지화 투쟁위원회를 이끄는 박홍표 신부는 “삼척시에선 주민 96.9%이 찬성 서명을 했다는데 어떻게 이런 수치가 가능한가.”라고 되묻고 “유치 추진 과정이 얼마나 비민주적이었는지 일깨우고, 핵의 위험성을 주민들에게 올바로 알리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 유치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없는 건 아니다. 삼척시와 시민단체인 삼척발전시민연합은 유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 원자력산업유치단의 한명석 대외협력팀장은 “심각한 인구 감소로 삼척이 지역 통폐합 대상으로 대두되는 상황인데다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원전 유치에 적극적이다.”라고 말했다. 원전 1기 사업비가 3조원을 넘는 데다 특별지원금 1000억원을 받을 수 있어 유치에 몸이 달 수밖에 없다.

부산에선 수명을 다한 원자로 폐쇄와 안전성 확보 방안이 논란의 핵심이다. 설계 수명 30년이 2007년에 완료된 고리 1호기는 정밀점검을 거쳐 이듬해 재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 4월 발전기가 고장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다시 커졌다. 원전으로 인한 혜택을 보고 있는 기장군 의회는 잠잠한 반면 그렇지 않은 북구 의회는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구의회 이순영 의원은 “고리 1호기를 즉각 폐쇄하고 계획 중인 신고리 5~8호기에 대해 더욱 확실한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대체에너지 생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원전 폐쇄 요구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하지만 고리 1~4호기와 신고리 1호기가 있는 기장군의회 김쌍우 의원은 “원자력이 국가에너지 정책상 필요한만큼 정부가 안전한 운영을 보장해준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곳 뿐만 아니다. 1983년 가동된 이후 설계 수명이 다하기도 전에 부품 교체 등 정밀점검에 들어간 월성 1호기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방폐장)이 들어선 경북 경주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반이 연약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폐기물 반입을 시작한 데다 약속한 정부 지원금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마당에 2단계 건설 계획을 밀어붙인다며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삼척 박홍규 PD goph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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