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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의 시사 콕-중수부 폐지 논의에 앞서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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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의 고정 꼭지 ‘진경호의 시사 콕’은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대검 중수부 폐지를 다룹니다. 다음은 전문.

상륙작전 도중에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겠다는 거냐. 김준규 검찰총장의 말입니다. 검찰 수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이례적입니다. 국회의 대검 중수부 폐지 논의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검찰 만큼이나 정치권도 벌집 쑤신 듯 합니다. 중수부 존폐는 신중히 다뤄야 한다며 청와대가 검찰 손을 들어주자 민주당 등 야권은 펄쩍 뛰고 있습니다. 국회 입법권에 도전하는 거냐 이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수부, 폐지하는 게 옳습니까, 그냥 두는 게 옳습니까. 당초 대검 중수부 폐지 논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담보하고 비대해진 검찰 권력을 분산시키자는 차원에서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편파수사 논란이 없지 않았던 만큼 논의가 필요한 사안임은 분명하다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명제가 있습니다. 중수부의 존폐를 넘어 권력비리를 파헤칠 손발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저축은행 비리만 해도 금융당국 뿐 아니라 여야 정치인들이 상당수 개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흑막을 검찰이 막 밝혀내려는 마당에 정치권이 중수부를 없애니 마니 하고 나왔으니, 아 저들이 뭔가 뒤가 구린 게 아니냐 하는 의심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중수부 존폐 논의에 앞서 두 가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먼저 부산저축은행 수사입니다. 성역 없이 이뤄져야 합니다. 정치인이든, 관료든, 지난 정권 사람이든 현 정권 사람이든 비리를 저질렀다면 가차 없이 단죄해야 합니다. 중수부 존폐 논의는 그때까지 잠시 미뤄두는 게 온당합니다. 존폐 논의 자체가 수사에 대한 외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회는 중수부 존폐에 앞서 대안을 먼저 세워야 합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이든 상설특검 도입이든 대안을 마련해 중수부 존폐와 비교하고 득실을 따져야 합니다.

검찰에게도 당부합니다. 이번 저축은행 비리 수사에 검찰 전체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사실, 명심해야 합니다. 공정한 수사로 정치검찰의 오명을 벗어야 합니다. 또다시 편파수사 논란이 제기된다면 중수부의 운명은 그날로 끝입니다. 검찰은 지금 무덤을 파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 무덤에 비리를 묻을 것이냐, 아니면 중수부를 묻을 것이냐, 선택은 검찰 스스로에 달렸습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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