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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 세계적인 수영선수 조원상 “박태환 형에 견줘 너무 푸대접”

지적 장애 세계적인 수영선수 조원상 “박태환 형에 견줘 너무 푸대접”

입력 2011-06-24 00:00
업데이트 2011-06-2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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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신호와 함께 힘찬 날갯짓으로 빠르게 앞서가는 한 청년.

아들의 힘찬 물길질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어머니는 오늘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24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이 지난 19일 전국장애인수영대회 겸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 수원 새천년수영장을 찾았다. 조원상 선수는 지적장애 부문(S14) 남자 자유형 50m와 200m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선수촌 입소 후 강도 높은 훈련 탓인지 원하는 기록이 나오지는 않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박태환 선수는 금메달을 땄다. 경기 후 지금까지도 기업의 후원과 광고 촬영 등이 잇따르고 있다. 그로부터 11개월 뒤, 조원상 선수 역시 지적 장애인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정신지체경기연맹(INAS-FID) 글로벌게임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200m 최고 기록은 2분 02초. 최근 3관왕에 오른 박태환 선수의 그랑프리 대회 기록 1분 45초92보다 16초 정도 처진 기록.

지금까지 장애인대회 배영 50m에서 세계 신기록 1개를 포함해 아시아 신기록 4개, 한국 신기록 6개 등 우수한 기록과 수많은 메달을 땄지만, 그를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조 선수는 네 살때 지적 장애 판정을 받았다. 외관상 비장애인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소근육 발달 저하로 연필을 쥐는 데만 꼬박 4년이 걸렸다고 한다. IQ 47에 불과한 지적 능력이지만 초등학생 때 우연히 수영을 시작하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언제가 가장 행복하냐는 질문에 “수영할 때가 가장 좋아요. 왜냐하면 제가 제일 잘하고, 그리고 제 목표도 있으니까요.”라고 또박또박 답했다.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운동을 장애인이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 그의 어머니는 비싼 훈련비도 문제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고 한다. 더욱이 가장 든든한 우군이라 믿었던 친정 어머니마저 모자의 노력을 이해하지 못할 때 정말 답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조 선수는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했다. 수능 성적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의 어머니는 지금까지 조 선수가 이뤄낸 많은 수상 경력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되묻는다. 더욱이 교육과학기술부에 아들의 체육대학 입학 여부를 문의한 결과 “체대라는 곳은 일반 특기생을 위해서 지어진 학교지, 장애인을 위해서 지어진 학교가 아니다.”란 답변에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이렇게 학교를 가지 못하니 매월 400만원이 넘는 훈련비는 고스란히 조 선수 가족이 감당해야 했다. 이런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는 안타깝기만 하다. 그를 바라보는 어머니는 “내 장기라도 팔아서 런던 패럴림픽까지 만이라도 수영을 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선수가 체계적인 지도를 받기 위해선 비장애 선수 이상으로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다. 조 선수를 지도하는 장정구 장애인 국가대표팀 감독은 “한국체대라든가 국가 지원으로 움직이는 대학들이 있다. 이런 대학들은 정말 실력있고, 세계적인 기록을 가진 선수들 모두에게 개방해 체계적인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국가대표.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도 비장애 선수들처럼 스포트라이트는커녕 변변한 지원 하나 받기 힘든 장애인 선수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수영장의 레인 폭 2.5m보다 더 좁아 보인다.

성민수PD globas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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