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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의 시사 콕>-자성 모르는 대기업들 ‘사다리’ 걷어차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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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의 고정 꼭지 ‘진경호의 시사 콕’은 요즈음 정치권을 상대로 결기를 돋우고 있는 재계를 정면 반박합니다. 대기업은 서민과 중소기업의 고통을 어루만져 달라는 내용입니다. 다음은 전문.

정치권과 재계가 한판 붙었습니다. 정치권이 연일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도 높게 주문하자 재계는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양쪽의 결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정경유착이란 말은 들어봤어도 요즘 같은 정경 충돌은 일찍이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정계와 재계의 대립은 지난 수요일 국회에서 열린 한 공청회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동반성장을 주제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개최한 이 공청회에서 국회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대기업 때리기에 앞을 다퉜습니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기업의 행태가 잔혹하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중소기업은 물론 영세상인들의 골목 상권으로까지 대기업이 파고드는 현실을 질타한 겁니다.

한데 이 공청회, 안타깝게도 반쪽으로 진행됐습니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에게 초청장이 갔습니다만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희범 경총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다 아랫사람을 보냈습니다. 정치권 하는 짓이 당최 못마땅하다, 이런 뜻입니다. 특히 대기업의 오너가 소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에 철퇴를 가하려는 정치권 움직임에 극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우리 기업 현실을 둘러볼까 합니다. 지난 3년간 30대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무려 73%가 늘었습니다. 금융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반면 이 기간 30대 기업이 늘린 일자리는 10%에 불과합니다. 엊그제 나온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제조업 부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하기야 이런 통계수치를 굳이 들먹일 것도 없습니다. 잘나가는 대기업들과 달리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대기업들이 시장원리를 앞세워 서민정책을 배격하는 건 전형적인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오를 수 있는 사다리가 없는 사회, 희망이 없습니다. 상생하자는 외침이 한낱 포퓰리즘으로 매도된다면 그 사회, 미래가 없습니다. 사다리, 필요합니다. 절실합니다. 대기업은 사다리 걷어차지 말기 바랍니다. 대기업, 그들 자신이 사는 길 또한 사다리에 있다는 사실…깊이 새겼으면 합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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