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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의궤, 첫 실물 공개 “145년 떠돌았어도 존엄은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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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의궤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97권 중 다섯 권에 불과했지만 오랜 세월 나라 밖으로 떠돌면서도 훼손되지 않은 조선왕실의 우아함과 존귀함을 보여주기에는 손색이 없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박물관 수장고에서 지난 4~5월 프랑스국립도서관으로부터 5년 단위 임대 형식으로 돌려받은 외규장각의궤 중 다섯 권을 언론에 공개했다.



오는 19일 시작되는 ‘145년 만의 귀환-외규장각의궤’ 특별전을 앞두고 의궤의 의미 및 가치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특별전은 9월 18일까지 박물관에서 두 달 동안 열리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다섯 권은 잔치, 장례, 존숭(尊崇·왕·왕후·왕대비·대왕대비에게 존호를 올릴 때 필요한 의식과 절차), 궁궐 영건(營建·건축) 등 각 분야 의궤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작들이다.

▲ 풍정도감의궤, 1630년(인조 8) 3월 인목대비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서 인경궁에서 인조가 올린 잔치 행사를 기록한 것으로 외규장각 의궤 중 가장 오래된 의궤.


특히 외규장각의궤 중에서도 최고(最古)이자 잔치 관련 의궤 중 가장 오래된 ‘풍정도감의궤’(豊呈都監儀軌·1630년)를 비롯해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莊烈王后國葬都監儀軌),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懿昭世孫禮葬都監儀軌) 3권은 국내에 남아있지 않은 유일본이다.

풍정도감의궤는 인목대비(1584~1632)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인경궁에서 인조가 올린 잔치행사를 기록했다.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는 3년도 채 살지 못하고 떠난 의소세손(1750~1752·사도세자와 혜빈 홍씨의 장남)의 장례 과정이 소상히 나타나 있다.

▲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 1686년(숙종 12) 5월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에게 존호를 올릴 때의 의식 절차를 기록한 의궤.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莊烈王后尊崇都監儀軌)와 ‘서궐영건도감의궤’(西闕營建都監儀軌)는 분상용(分上用·보관용으로 5~9부 제작된 것)이 아닌 어람용(御覽用·왕이 직접 열람하기 위해 제작한 것) 의궤다. 종이나 표지 재질, 장정 방법, 서체 및 그림 등에서 분상용에 비해 월등한 수준을 자랑한다. 외규장각의궤의 특징이 대부분 어람용이라는 점을 확인시키듯 5점 중 분상용은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뿐이다.

의궤의 비단 표지도 함께 공개됐다. 1978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297책 중 11책을 제외한 286책의 표지를 개장(改裝)한 후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의궤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인계한 것이다. 비단 표지들은 개장하기 전의 원래 상태를 보여준다. 17~19세기에 걸친 어람용 의궤의 장정 변천과정 및 다양한 문양과 직조 기술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글 / 서울신문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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