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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의 시사 콕>해병대 총기 난사의 비극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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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의 칼럼 ‘진경호의 시사 콕’은 군대에 아들을 보낸 많은 부모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 앉게 만든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룹니다. 다음은 전문.

20년 가까이 돼 갑니다만, 어 퓨 굿 맨이라는 헐리우드 영화가 있었습니다.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 해병대 기지에서 일어난 한 병사의 죽음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기합을 받다가 숨진 이 병사의 죽음 앞에서 영화는 과연 진정한 가해자가 누구냐고 우리에게 묻습니다.

 

강화도에 있는 우리 해병부대에서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 모 상병이 전우들에게 총을 난사해 4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습니다. 군은 중간수사 결과 김 상병이 이른바 ‘기수 열외’라고 하는 집단 따돌림을 당한 끝에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상병이 입대 당시 실시한 인성검사에서 군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할 것으로 파악된 이른바 ‘관심사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군 당국의 발표, 사실일 겁니다.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사병이 따돌림으로 괴로워하다 일을 저질렀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이번 사건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병이 전체의 10%를 웃돕니다. 지금처럼 군 당국이 총기사고를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한 제2, 제3의 김 상병이 또 나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규율보다는 자율에 익숙한 신세대 장병들입니다. 일반 사회와 병영문화의 간극을 좁혀야 합니다. 상습구타나 가혹행위로 군기를 세우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6년 전 중부전선 초소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 이후 군은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병영 현실이 그다지 나아진 게 없음을 확인시켜줬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영화 어 퓨 굿 맨에서 주인공 대니얼 캐피 중위가 파헤친 가해자는 군의 기강이 강압과 폭력에 달렸다고 여기는 사령관, 그리고 그런 사고를 강요하는 억압적 군사문화였습니다. 군 지휘부의 사고가 바뀌어야 합니다. 단 한 명의 사병도 도태되고 낙오되는 일이 없도록 모두가 함께 보듬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단결과 화합, 병사들의 강한 응집력이 강군을 만들고 전쟁을 승리로 이끕니다. 그게 역사의 교훈입니다. 군 당국의 분발을 당부합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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