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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하나원 짓는 이유…매년 2000명 이상 몰리는데 맞춤 교육 안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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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은 경기도 안성의 하나원을 찾았습니다. 길게 찍기는 안하고 북한 이탈주민의 얼굴은 노출시키지 않는 조건으로 촬영 허가를 얻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원 건물을 촬영할 때 한 건물, 한 건물만 찍되 여러 건물을 찍어선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촬영 내내 탈북자들의 불편해 하는 시선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수줍어 하면서도 연신 취재 활동에 신경을 바짝 세우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00년에 1400명 수준이던 북한이탈 주민은 2006년부터 매년 2000명 이상 늘어 11년 만에 2만 2000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들의 초기 정착 교육을 맡는 하나원 시설도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본원과 분원을 포함해 750명밖에 수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통일부가 연간 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제2 하나원을 강원도 화천에 짓기로 하고 지난 7일 착공식을 가졌습니다. 1999년 하나원이 문을 연 지 12년 만이니 늦은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학력을 따지지 않고 표준화된 교육을 실시하는 제1 하나원과 달리 제2 하나원은 고학력·전문직의 맞춤형 교육과 재교육 시설로 이용될 계획입니다. 이를 계기로 탈북자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가장 먼저, 탈북자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여성 탈북자들을 위한 정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중국이나 제3국을 거쳐 들어오는 여성 탈북자들은 불안한 신분 때문에 엄청난 공포로 인한 정신적 외상을 갖고 있고 여러 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제1 하나원 본관 3층에 있는 하나의원은 서울 도심의 여느 개인의원 못지 않게 훌륭한 설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나원 관리후생과의 전정희씨는 탈북자들의 치아 건강이 특히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전씨는 “탈북자의 20%가 보철 치료 대상이에요. 어금니나 앞니가 없어서 이를 해서 보내야 해요. 결핵이나 B형 간염에 걸린 것을 본인도 모르고 있는 거지요. 여성분들이 산후 조리를 잘못했고 그 다음 중국에 와서도 부인과 질환이 있는데도 치료를 적기에 못 받아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의원의 의사는 공중보건의만 7명. 한 해 4만건을 진료하니 1인당 한달 평균 476명을 진료한 셈입니다.

하나원을 나온 뒤도 문제입니다. 여성들 다수는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특별한 기술이 없어 주로 식당이나 일용직을 전전하게 됩니다. 전모 씨는 “다시 배울 수도 없고, 이제는 그런 상황이니까 청소부나 그런 데서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한달에 60만~70만,어떤 곳은 50만, 40만원부터 시작하거든요. 컴퓨터도 모르지, 언어를 빨리 바꿀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국 16개 시·도 30곳에 설치된 하나센터 역시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하나센터의 평균 인력은 서너명 남짓. 지역 사회복지센터나 적십자사에 위탁 운영되고 있지만 탈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최청하 숭의동지회 사무국장은 “하나센터 30곳 중에 탈북자 직원이 한 명도 없습니다. 하나센터 몇 군데 가보면 저마다 교육 강령이 다르고 기획이 다르고 이렇게 되니까 주로 돌아다니면서 견학하거나 이런 거 한다면, 여기선 앉혀놓고 공부만 시키고, 지루해서 못 가겠다 이러고?.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다면 남한에서 아무런 필요가 없죠.”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현실을 반영해 통일부는 탈북자들의 취업 알선, 방과후 공부방 설치 등 멘토링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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