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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매립장 반출 시작됐지만…학교 운동장의 흙더미 일주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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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 5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3일 오전, 정문을 들어서자 두 개의 운동장 중 정문 가까운 쪽에 어른 키의 두 배는 될 것 같은 흙더미가 쌓여 있었습니다. 전통의 이 학교 야구부는 다른 쪽 운동장에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이 흙더미는 지난달 27일, 우면산에서 쏟아내려 남부순환도로를 덮쳤던 것들입니다. 서울 남부의 교통 중심축을 한시라도 빨리 개통하기 위해 덤프 트럭들은 가까운 학교 운동장들에 이것들을 옮겨놓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흙더미와 나뭇가지 등이 일주일이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 관계자들은 “덤프 트럭이 쉴새없이 학교를 드나들면서 운동장 바닥과 아스콘 포장이 많이 훼손됐다. 우리 운동장은 근처 주민들이 공원처럼 이용하곤 했는데 냄새도 나고 보기도 좋지 않아 발길이 뚝 끊겼다. 이제 개학도 다가오는데 빨리 쓰레기들을 치우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 시설을 원상회복할 수 있도록 구청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5일 오전에 학교 관계자와 통화했더니 “아침부터 구청 등에서 인력과 장비가 나와 흙더미를 분류하면서 트럭들을 동원해 매립장으로 반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다 치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러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워낙 흙더미 양이 많기 때문입니다.

(방송 제작과 관련한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트럭들이 흙더미 등을 매립장으로 반출하는 모습을 담지는 못합니다.)

3일 오전 이 고등학교를 찾기 전, 가까운 초등학교 운동장을 찾았습니다.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지난달 31일에도 이곳을 찾았는데 사흘 동안 약간 달라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운동장 전체를 흙더미가 뒤덮고 있었는데 이날은 그 면적이 3분의 2 정도로 줄었고 대신 흙더미 높이는 곱절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뿌리채 뽑혀 떠밀려온 나뭇가지들은 따로 모아 쌓아두고 천으로 덮어 씌웠습니다. 학교측에 따르면 그 동안 햇볕이 나면 구청 사람들이 나와 현장을 점검하고 방역하는 등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학교측의 양해를 구하면서 ‘잔해 더미를 하루 빨리 치울 것이며 아울러 불가피하게 훼손되는 운동장에 마사토를 가지런히 깔아주겠다.’고 약속했답니다.

하지만 운동장을 사용해야 할 축구부 학생들이 주차장 용도인 듯한 건물 1층 공간에서 공을 차고 있는 모습은 보기 안쓰러웠습니다. 아주 드물게 주민들이 흙더미를 쳐다보면서 운동장 멀찍이를 돌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동작구 남사초등학교. 침수 피해를 입은 가정이나 지하 공간에서 내놓은 가재도구 등 생활 폐기물들이 쌓여 있던 운동장이 말끔히 치워진 채였다. 대신 근처에서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점심을 들고 있었다. 폐기물들이 쌓여있던 자리에는 물 웅덩이들만 눈에 띌 뿐이었고 까치떼가 뭐라도 남은 것을 찾는 듯 열심히 부리를 땅에 박고 있었다. 주위에는 ‘출입금지’란 팻말이 붙은 줄이 둘러처져 있었다.

사흘 전까지 이곳에 임시로 쌓여 있던 폐기물들은 모두 750t 남짓. 하지만 닷새에 걸쳐 조금씩 매립장으로 반출해 운동장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것.

취재진은 오후에 은평구 수색교를 찾았다. 일산이나 고양 방면에서 달려오던 차량들이 가양대교나 자유로 쪽으로 나가기 위해 우회전을 하는 곳인데 많은 차량들이 속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면서 핸들을 꺾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트럭이나 버스 등 서스펜션 장치가 있는 차량의 운전석이 상당한 높이로 오르내리는 것이 확인됐다.



몇주째 이어진 ‘물폭탄’에 제대로 보수를 하지 못한 탓에 곳곳에 물웅덩이가 패인 때문이었다. 시청 방면에서 달려오다 가양대교 쪽으로 좌회전하는 차량들도 같은 신호에 수색교로 진입하는 데 역시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 길을 잘 아는 운전자들은 요령껏 속도를 줄이는데 초행자가 심야에 휴대전화 통화를 하면서 운전대를 잡았다면 적잖이 당황할 것이란 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서대문구 연희교차로 시청 방면 2차로를 달리는 차량들도 아찔한 경험을 하기는 마찬가지. 오른쪽 바퀴들이 갑자기 기우뚱하며 물보라를 튀기며 위험천만하게 달렸다. 차로 끝쪽에는 아스팔트 덩이가 20㎝ 정도 높이로 쌓여 있었는데 차량 바퀴가 충돌한다면 차량이 전복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마침 빗줄기가 더욱 맹렬해졌는데 약간 길이 구부러지기 시작하는 지점이라 미처 이를 발견하지 못한 운전자들은 아찔한 경험을 해야 했다.

이날 은평구와 서대문구, 마포구, 종로구를 돌아봤는데 이런 식으로 패인 도로 구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오락가락하며 빗줄기가 며칠째 이어져 도로를 보수해야 하는 손길을 제지하고 있는 것. 서울시 도로행정과 담당자는 “아주 위험한 곳은 긴급히 보수하고 있지만 시간을 들여 제대로 보수해야 할 곳도 바닥이 마르지 않아 손을 대고 있지 못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안 모두 날씨 탓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시민들은 당국이 안전한 환경과 도로 여건을 만들어주길 바라겠죠?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영상 / 김상인PD bowwo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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