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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번씩 손에 쥐는 영수증, 거기에 환경 호르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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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나 편의점, 극장, 병원 등에서 주고받는 영수증과 순번대기표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생식계 등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 호르몬 비스페놀 A가 영수증에 묻어 있기 때문이다. 몇 번 만져선 큰 위험이 없다고 하지만 매일 영수증을 다루는 계산원이나 입에 무는 버릇이 있는 아이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26일 오후 서울신문STV에서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생활 속의 공포로 떠오른 영수증의 환경 호르몬 문제를 다룬다.

한국소비자원은 얼마 전 서울 지역에서 쓰이는 영수증과 순번대기표, 은행 자동입출금기(ATM) 거래명세표 27종을 분석해 이 가운데 24종이나 비스페놀 A를 0.8~1.7% 함유하고 있으며 손으로 만질 때 비스페놀 A가 적은 양이나마 묻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길이 20㎝, 무게 1g인 대형 마트 영수증은 이 물질을 최대 17㎎ 함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체중 60㎏인 성인의 비스페놀 A 하루 섭취 허용량이 3㎎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영수증 용지로 쓰이는 감열지에 비스페놀 A를 발색(發色) 촉매제로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기 젖병과 밀폐용기 등 플라스틱 제품에 들어가는 비스페놀 A는 인체 안에서 여성호르몬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성장하는 아이가 오랜 기간 섭취했을 때는 생식세포가 자라는 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소비자원의 김형우 박사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등에서 노출량이 적더라도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보고를 내놓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감열지에 이 물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사업자에게도 대체물질을 사용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제지업계는 비용 상승을 이유로 대체물질 사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영수증 용지를 바꾸면 비용이 약 30% 정도 오른다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비스페놀 A 대체를 추진, 2001년에 전환을 끝냈다.

2009년 한해에 발행된 현금과 카드 영수증은 모두 113억건이다. 국민 건강을 위해 거래 내역을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확인하는 전자영수증제 도입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영상=김상인PD bowwo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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