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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이 붕붕” 경주 골굴사의 템플 스테이가 인기 끄는 이유

“스님들이 붕붕” 경주 골굴사의 템플 스테이가 인기 끄는 이유

입력 2011-09-02 00:00
업데이트 2011-09-0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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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도, 스님들도 남다른 곳이다. 경북 경주 함월산 자락에 있는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 골굴사(주지 적운스님) 말이다.

2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달 20일부터 1박 2일의 템플 스테이를 함께했다. 첫날 오후에는 비가 내려 극락보전 안에서, 비가 갠 다음 날 오전에는 대적광전 앞마당에서 장삼을 걸친 스님들이 곰과 용, 여우 등의 형상을 닮은 동작들을 취하는 것을 20여명의 외국인 수련생, 국내외 관광객들과 지켜봤다. 수련의 세월이 새겨져 깡마른 얼굴의 스님들이 하늘을 붕붕 나는(?) 듯한 모습을 보는 일은 신기하기도 했다.

무예라고만 여기면 안 된다. 12개의 석굴이 연결돼 있던 골굴사에선 신라 화랑들이 몸과 마음을 닦았고 조선 때는 승병들이 왜적을 무찌를 기예를 연마했다. 이렇게 불가에서 전통으로 내려오던 수련법을 체계화한 것이 선무도(禪武道). 요가·명상·선기공·선무술·선체조 등을 종합했고 방어 위주의 동작이 주를 이룬 것이 다른 무예와 다른 점. 일제 때 맥이 끊겼던 것을 광복 뒤 양익스님(2006년 5월 좌탈입망)이 부산 범어사에서 복원했는데 20여년 전 적운스님이 당시 암자였던 골굴사를 중창하면서 세계적인 무도로 키웠다.

불교와 전통 무예에 호기심을 가진 외국인들이 하나둘 찾아오면서 1992년부터 ‘사찰 숙박 체험’이 시작됐는데 이게 요즈음의 템플 스테이의 시작이었다. 첫날 오후 4시 이곳에 머무른 지 4개월이 됐다는 독일인 악셀(52)이 사찰 예법 등을 안내하면서 일정이 시작됐다. 외국인들이 엉성한 모습으로 부처를 향해 극진한 예를 표했다. 저녁공양을 마친 수련생들은 오후 7시 노르웨이인 무정(29·본명 스베인 이바 링헤임) 사범의 지도로 90분 동안 선무도의 기본 동작들을 익혀 본다. 그는 2003년 이곳을 처음 찾았다가 선무도에 빠져 아예 직장도 포항으로 옮기고 수련하고 있다.

다음 날 새벽 4시, 도량석(道場釋·새벽예불 전에 도량을 청정하게 하는 의식) 소리가 들리자 수련생들은 잠이 덜 깬 채 극락보전에 모여든다. 예불을 마친 뒤 곧바로 좌선을 해보는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명상을 하느라 많이 힘겨워했다.

빈 그릇으로 시작해 빈 그릇으로 끝내는 아침 발우공양, 젓가락질이 어색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음식의 귀함을 강조하는 식사법인 만큼 수련생들은 묵언하며 밥알을 한 톨도 남기지 않았다. 홀가분해진 몸과 마음으로 적운스님과 차담(茶談)을 나눴다. 수련생들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 사찰 예법, 한국 불교나 정신 문화에 대한 궁금증까지 털어놓고 답을 구했다.

경주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김인규 인턴(미 인디애나대학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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